정부가 국적선사 HMM의 배당수익을 활용해 최대 1조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 중소선사의 친환경 선박 전환을 돕는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국제해운 분야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100%로 상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친환경 선박 도입이 어려운 중소선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또 최대 4조5000억원 규모 공공기금을 조성해 해운업계의 친환경 선박 전환을 이끈다.
해양수산부는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국제해운 분야의 탄소감축목표와 이행방안을 결정하는 IMO는 오는 7월 '205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할 전망이다.
또 유럽연합(EU)은 올해 상반기 중 탄소 배출 부담금 등 경제적 규제를 추가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배출 1톤(t)당 일정 금액을 부담금으로 부과하면 그만큼 운송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우리 해운업계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유럽과 미주를 운항하는 정기선대의 60%(118척)를, 2050년까지 외항선대 전체를 친환경 선박으로 바꿀 계획이다.
해수부는 경쟁력 강화, 조선업 활성화를 유도해 2030년 기준 17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내고 2050년까지 최대 158조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선박 전환에 들어가는 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KDB산업은행(산은)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최대 4조5000억원 규모 공공기금을 조성한다. 공공기금은 금융권 대출에도 부족한 자금을 후순위 대출로 지원하고 국가 인증 친환경 선박 건조·운영에 대한 대출자금 금리인하에 쓰인다.
특히 친환경 선박 전환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선사를 위해선 최대 1조원 규모 펀드를 별도 조성한다. 재원은 지난해 9조9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HMM의 배당금이다. 해수부는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19.96%에 대한 배당금을 활용해 펀드기금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해운재건 계획으로 HMM에 조단위 공적자금을 투입한 만큼 경영정상화에 따른 수익을 국내 해운경쟁력 강화에 쓰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중소선사 친환경 선박 전환 펀드 자금으로 HMM 배당수익을 사용한 것도 'HMM 경영정상화-전체 해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정책 이행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HMM은 지난해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데 올해에도 영업이익에 따른 배당을 할 전망이다. 전년대비 35%가까이 급증한 영업이익과 중소선사 지원 구상을 고려할 때 배당성향 역시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HMM에서 준비하고 있는 중소선사 지원 및 위기대응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배당금을 중심으로 현재 5000억원 규모인 중소선사 친환경 선박 전환 펀드를 1조원 규모로 확대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차관은 또 "해진공이 HMM의 대주주로서 배당금을 다른 곳에 사용하기 보단 중소선사의 친환경 선박 전환에 쓰도록 하는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HMM에서 나온 수익을 우리 중소선사를 지원하는데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밖에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총 2540억원을 투입하는 '친환경선박 전주기 혁신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저탄소 및 무탄소 선박의 원천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e에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 연료전환에 대한 항만시설 확충, 바이오연료 통합기술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글로벌 해운산업 주도를 위한 무탄소항로 구축 등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오는 6월 열리는 '한국해사주간'에 장관급 컨퍼런스를 추진해 주요 해운국, 개발도상국과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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