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에 쏠린 눈, 변동성 더 커질수도…"실적에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3.02.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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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증권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진다. 기대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더디다면 또 한 번의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이 떨어진 만큼 증권가에서는 업종별 순환매에 대응하거나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14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9.23포인트(0.78%) 상승한 2471.93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에는 전날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1.13%까지 상승폭을 키웠지만 이후 상승폭을 줄이며 시초가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5일 2400선을 넘은 이후 전반적으로 추가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 연초부터 강한 반등을 이끌었던 금리 인하와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라는 재료가 점차 소멸된 영향이다.

미국 경기의 침체는 없을 거란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럴수록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진다는 게 딜레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오는 7월 정책금리를 5.25~5.5%까지 올릴 확률을 42.5%로 보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5~5.25% 전망이 44.5%로 우세했지만 최근 역전됐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가 물가다. 미국 소비자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고점을 찍은 뒤 빠르게 내려오는 중이다. 금리 인상 약발이 먹히면서 지난해 12월 상승률은 6.5%까지 내려왔다.

문제는 이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10시30분 미국의 1월 CPI가 발표되는데 월가의 전망치는 6.2%다. 하락세는 이어지지만 하락폭은 지난해 10월(-0.7%포인트)과 11월(-0.6%포인트)보단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월대비로는 0.5% 상승해 전달(0.1%)보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미국의 휘발유와 중고차, 농산물 가격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이날 발표되는 CPI가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다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은 재차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CPI가 예상치보다 높거나 전월대비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증시는 다시 낙폭을 키울 우려가 나온다.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이유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1월 실물지표와 물가지표가 발표되면 시장에 우호적인 투자환경보다는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한 번 후퇴하는 전환점일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 하락속도가 둔화함에 따라 올해 금리 고점의 추가 상향조정은 물론 금리인하 기대가 소멸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CPI를 둘러싼 또 다른 불확실성은 중고차, 에너지, 주거비 등 CPI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의 가중치가 변경되면서 시장 예상치보다 상승률이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전망치에 따르면 미국의 1월 CPI와 근원 CPI 전망치는 각각 6.5%, 5.6%로 시장 전망치(6.2%, 5.5%)에 비해 높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상존한 가운데 기술적인 불확실성(CPI 구성항목 변경), 금리 인하를 둘러싼 연준과 시장 간 괴리 등이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이번 소비자물가 이벤트는 결과를 확인하고 전략 변경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심리 변화에 따른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주가도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지수의 교착국면은 인플레이션 순환주기 상 중후반부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 구간에서 뉴욕증시는 중립 이상을 유지하며 큰 폭의 추세 하락을 초래하지 않았다"며 "미국 물가는 완만한 둔화세가 이어지며 연간 기준으로 3.8%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물가지표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익회복의 가시성이 뛰어나고 상반기 중에 의미 있는 실적 복원력이 확인될 업종은 변동성 장세에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이 전망한 유망 업종은 금융, 미디어, 의료, 자동차, 통신 등이다.

하나증권 역시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미국의 양적긴축 시기에 코스피가 박스권을 형성할 때도 이익이 개선되는 업종은 주가가 견조했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4~2015년은 연준의 양적완화정책 규모 축소로 긴축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코스피는 1800~2190 범위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며 "당시 삼성전자 순이익은 2년 연속 감소하며 코스피 내 삼성전자 비중은 기존 21%에서 15%까지 축소됐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른 기업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130조원으로 전망하나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115조원대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2014~2015년과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단이 막히면 다른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이익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내에서 순이익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은행, 화학, 철강, 에너지, IT가전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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