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을 신고한 옛 연인을 납치·감금하고 피해자에게 지급된 신변보호용 전자장치까지 훼손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2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A씨에게 차를 제공하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친구 B씨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김 판사는 "B씨의 범행 가담 여부에 대해 다툼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2일 A씨의 전 애인인 C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12일 오전 1시50분쯤 두고 온 짐을 빼러 가겠다며 서울 강남구 역삼동 C씨 집을 찾아갔다. 이들은 C씨를 B씨가 운전하는 차량에 가둔 뒤 40분쯤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C씨가 경찰로부터 지급받아 차고 있던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웨어러블 긴급 호출기)도 잘라 인근 화단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사건 이틀 전인 지난 10일 A씨를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해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다.
C씨와 이웃 주민들로부터 복수의 신고를 받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차량 이동경로를 파악해 인근 관악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납치 이후 1시간여만인 12일 오전 2시46분쯤 관악구 봉천동의 한 도로에서 B씨를 체포하고 C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달아났으나 30여분 뒤 인근 주택가에서 체포됐다.
한편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피해자인 C씨와 함께 과거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하면서 경찰은 A·C씨 모두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 수사도 착수했다. 전날 두 명에 대해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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