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기업연합회(TEBC Turkonfed)는 1999년 강진 사례를 기반으로 지난 6일에 발생한 규모 7.8 본진과 7.6 여진에 따른 튀르키예의 경제적 피해가 840억 달러(106조722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서를 통해 추산했다. 이는 약 1만8000명이 목숨을 잃었던 1999년 8월 이스탄불의 규모 7.8 지진 때 입은 경제적 피해 규모의 5배 수준이다.
기업연합회는 이번 강진으로 가옥 등 건물 피해 규모만 708억 달러(89조8523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국민소득 손실은 104억 달러(13조1986억원), 노동력 손실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29억 달러(3조6804억)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도로, 전력망, 병원, 학교 등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손실로 튀르키예의 올해 재정적자가 기존 목표치인 GDP 대비 3.5%에서 5.4%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초기 추산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는 재건 비용까지 포함해 GDP 대비 5.5%였다.
블룸버그는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등은 아직 지진의 전체 피해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른 상태라고 지적했지만, (기업연합회의) 이번 추정치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경제학자들의 피해 규모 중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지진의 인명 피해 규모는 이미 1999년 지진을 크게 넘어섰다. 사망자 수는 3만4000명을 넘었으나 아직 건물 잔해에 깔리는 등 생사 확인이 안 된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규모 큰 여진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와 관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로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년 안에 지진 피해 지역의 주택복구를 완료하겠다며 약 1000억 리라(약 6조7460억원) 재난구제 지금으로 편성했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튀르키예 정부와 쿠르드족 간 갈등 등으로 재건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1999년 지진 당시에는 재건 현장에 대규모 군 인력 투입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이번 지진 피해 지역인 튀르키예 남부는 정부와 대립 구도에 있는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한다. 영국 UCL의 일란 켈만 재난학 교수는 앞서 CNN 인터뷰에서 "정부군을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남부에 투입하는 것은 큰 도전이고, 쿠르드족도 자신의 터전에 정부군을 두는 것을 매우 주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