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경기부양' 연내 정책전환…"공공요금 인상이 변수"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 2023.02.12 13:59
국제 천연가스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도시가스 요금이 오를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9일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가 연내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면 정책 방향을 '물가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물가안정을 최우선 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지만 5%대인 물가상승률이 상반기 4%대, 하반기 3%대로 내려가면 적절한 시점에 경기 부양에 나선단 얘기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경기둔화 방지를 위한 맞춤형 정책 조합을 찾는다. 이후 물가가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경기부양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취하다 보니 경기둔화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다"며 "물가안정 기조는 확고히 하되 서서히 경기문제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점점 강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거시정책은 물가안정과 경기둔화를 방지하는 정책 조합을 유연하게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물가 상방압력이 크기 때문에 (물가안정) 기조를 흐트려선 안 되고 (물가안정과 경기둔화 방지 정책을) 적절히 조합해가면서 물가안정이 되면 정책을 경기부양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5.2%를 기록했는데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4%대로 내려가고 하반기엔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으로는 3.5%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예상대로 흘러가면 올해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3.2.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2%에 못 미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13년 동안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된 첫 해인 2020년뿐이다. 추 부총리는 "한정된 국가재정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해 하반기 경기침체를 방지하고 물가도 잡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기대처럼 물가가 서서히 하향 안정화할지는 미지수다. 전기·가스요금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가장 큰 변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요금이 2010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2%로 전월(5.0%)보다 올랐다.


공공요금 인상은 산업별 원가를 높여 다른 항목의 소비자 가격까지 올리는 파급효과를 발휘한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까지 겹치면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가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이달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2월에도 5% 내외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가상승률 둔화가 늦어지면 경기 부양 정책으로의 전환도 늦어질 수 있다. 정책을 무리하게 전환하면 경기도 살리지 못하고 고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안정돼 정책 전환이 이뤄질 경우 정부는 대출 등 금융규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규제를 완화하고 수출·투자 활성화에 집중해 경기침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로선 재정을 투입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해 추경 편성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긴 힘들다. 정부는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규모를 역대 최고인 65%까지 늘리기로 했다.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경기 상황이 다소 나아질 전망이지만 재정적인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이 경우 정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추경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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