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바이오기업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동원그룹은 앞서 한국맥도날드 매각 예비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해 가격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의 M&A수는 지난해 11월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후 사업지주회사가 된 동원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연결기준 2839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2019년 말 6232억원이던 이익잉여금도 2021년 말 7542억원까지 쌓였다.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효과와 지난해 실적까지 더해지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동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령바이오파마와 한국맥도널드의 예상가격은 각각 5000억원 정도여서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외식과 바이오 회사 인수 시도가 그동안의 동원그룹의 M&A와 달라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원그룹은 그동안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사업 △2차전지 소재 사업(원통형 배터리 캔) 등에 과감한 투자를 예고해 왔다. 동원산업 뿐 아니라 동원F&B, 스타키스트, 동원시스템즈 등의 계열사와 연계된 사업이다. 최근 인수한 기업도 기존 사업과 연계돼 있다. 축산물 도매 온라인몰 금천미트와 축산물 가공 전문기업 세중을 인수한 것은 축산물 유통사업 확대 차원이었다.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널드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는 브랜드 1위 기업이지만, 부동산 임대를 제외하면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이다. 현재 논의중인 부동산을 제외한 인수시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동원그룹에게는 낯선 로열티 부담도 따른다.
보령바이오파마는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 개발 등 신약개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지만 동원그룹의 사업 구조와 접점을 찾기 힘들다. 동종 식품회사인 오리온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사례가 있지만 자국 기업으로 인식하는 중국을 겨냥한 특수성이 있다.
동원산업 측은 잇따른 M&A 시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검토 중'이란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동원그룹의 전략이 수정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로 '복고창신(復古創新)'을 내세운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오래된 것에서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복고창신'처럼 기존 자원과 역량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잘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해 기회를 만들어 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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