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도 AI에 눈독...반도체 침체 뒤집을 '게임체인저'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3.02.12 08:20

[MT리포트-생성 AI 시대, 한국은 어디로] 2-②

삼성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 HBM-PIM/사진제공=삼성전자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 AI(인공지능)가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반도체 업계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AI산업 확대에 따라 수혜를 받을 대표 산업군으로 꼽힌다. 인공지능 고도화를 위해선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반도체가 필수적이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GPU(그래픽처리장치)의 그래픽 기능을 빼고 연산 기능을 활용해 딥러닝에 적합한 형태로 만든 GP-GPU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다. 학습과 추론 기능으로 AI의 '머리'를 담당하는 GPU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것이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하는 메모리다. AI생태계 확대를 위해선 소프웨어와 서버, 반도체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인 셈이다.


막대한 학습량 저장·처리엔 고성능 메모리 필수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AI용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미래 성장엔진으로 삼아 연구·개발 중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AI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역시 "인공지능 상용화가 메모리반도체 시장 관점에서 중장기 성장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선 고효율 메모리가 필요하다. D램 여러개를 수직 연결해 3D 형태로 만든 HBM(고대역폭 메모리)와 프로세싱 기능을 갖춰 속도와 성능이 월등한 PIM(지능형 메모리)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연산 기능을 내장한 고성능 메모리인 'HBM-PIM'을 개발했다. 데이터 처리와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가 GPU가 하던 학습과 추론 기능까지 나눠 담당하며 막대한 용량 처리를 더욱 용이하게 만든다. 엔비디아와 함께 GPU 업계를 양분하는 AMD가 삼성전자의 HBM-PIM을 사용한다. D램 용량을 늘리는 인터페이스 개념의 CXL도 삼성전자가 내놓은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엔 네이버와 AI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챗GPT의 적수가 될 한국형 AI를 상반기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GPU업계 1위 엔비디아에 초고성능 메모리인 HBM3를 공급하고 있다. HBM3는 풀HD급 영화 163편을 1초만에 전송하는 속도를 구현한다. PIM을 적용한 차세대 D램 규격인 GDDR6 역시 개발했다. GDDR6는 연산 속도가 기존 대비 16배 빠르지만 에너지 소모는 80% 적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사진제공=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 확충도 메모리 탑재량 늘려


AI 시스템을 뒷받침할 서버, 즉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커지는 것도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AI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멀티 모달)정보를 학습하면서 서버리지와 스토리지 확충이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에 투자를 약속하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 초거대 AI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PU(중앙처리장치)와 결합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은 고부가가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각각 40%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는 AI산업 발전과 데이터센터의 CPU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서버용 D램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데이터센터들은 통상적으로 신규 CPU가 나오면 이를 교체하면서 최적화된 규격의 D램도 함께 바꾸는데, 올해 초 인텔이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차세대 서버용 D램 규격인 DDR5 탑재도 늘어날 전망이다. DDR5는 기존의 DDR4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2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더 높다. 가격도 30~50%가량 높아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수익성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553억달러, 2026년엔 861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시스템은 대량의 데이터를 굉장히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시스템 용량을 키워 이를 도와줄 고성능 메모리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서버, 반도체 회사 모두 협력할 때 AI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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