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환자 성추행 뒤 "치료 목적" 주장…전 아산병원 인턴 징역형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3.02.09 21:14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수술실에서 마취 중인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학병원 인턴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은 9일 준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인턴의사 이모씨(35)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각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이씨는 이날 법정구속됐다.

이씨는 2019년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 중 마취 상태 여성 환자의 신체를 여러 차례 만진 혐의를 받는다.

2020년 3월 이씨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사실이 담긴 아산병원 징계위원회 기록이 공개되자 이듬해 4월 경찰이 내사에 착수하고 송파구보건소도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같은 해 5월 이씨를 기소했다.

이씨는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당시 행위가 '치료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는 신체를 만지고 확인하는 행위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을 대한의사협회에서 받았다고 결심공판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술실에 있던 동료 의사가 제지했음에도 이씨는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는 행위를 반복했다"며 "동료 의사의 제지로 자기 행동이 추행 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인식했음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 이상 이씨에게 추행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의료진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온전히 맡긴 채 마취를 당해 수술대에 누워있었다"며 "그런 환자를 추행한 것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로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씨는 이날 선고 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2021년 3월 서울대병원에 합격해 인턴직을 이어갔다. 병원 측은 채용 당시 이씨가 기소되지 않아 범죄경력 조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병원 측은 이씨를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고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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