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썰렁하다며" 추첨 오픈런에 당황…"주방뷰도 끝났대요"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방윤영 기자 | 2023.02.09 15:30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 견본주택의 모습. 오전 10시 입장을 기다리는 예비당첨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김효정 기자

"예비당첨자 계약이 썰렁하다길래, 원하는 층수가 아니면 포기할 생각으로 왔는데 추첨 기회도 안 오겠네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예비당첨자 계약 셋째날인 9일 오전, 견본주택 앞에 늘어선 예비당첨자들의 줄을 본 한 당첨자는 헛웃음을 지었다. 이 단지는 지난달 정당계약에서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 중 약 70%가 계약됐고 미계약 물량 1400가구 정도가 남아 예비당첨자를 받고 있다.

예비당첨자 계약은 번호를 받은 예비당첨자들이 순서대로 추첨 참여 여부를 밝힌 뒤 동·호수를 뽑아 계약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추첨 후 계약을 포기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청약 통장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추첨 전 불참 의사를 밝히면 청약 통장은 유지된다.

이날은 전용84㎡ E형 미계약분 170가구에 대한 예비당첨자 계약이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각 시간대별로 200~300명에 달하는 번호가 배치됐다. 84E형은 맞은편 집 주방과 간격이 좁아 '주방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견본주택 앞에는 입장 40분 전부터 추첨을 기다리는 예비당첨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첫 시간대인 오전 10시에는 1번부터 240번이 배치됐는데 약 90명 정도가 입장했다.

90번대 번호를 받아 첫 시간대에 추첨을 한 당첨자 A(60대·남)씨는 "실거주 목적이기 때문에 층수에 관계 없이 물량만 있으면 계약할 생각이었다"며 "주방뷰 이야기 때문에 계약 전 견본주택을 둘러봤는데 논란이 될 정도로 앞집이 신경쓰이는 구조가 아니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30대 당첨자 이모씨도 "청약 당시 전매제한이나 실거주 의무가 있었지만 입지나 시세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베팅했고, 일부러 논란이 많은 84E형을 노렸는데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며 "1층이어도 계약하자는 마음으로 연차내고 왔는데 괜찮은 동호수를 받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낮은 층수 때문에 계약을 포기한 당첨자도 있었다. 50대 여성 B씨는 "남은 170가구 중 100가구 이상이 중저층이었고, 첫 시간대에서도 앞 번호였기 때문에 기대하고 추첨을 했는데 저층이 나왔다"며 "계약을 포기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첨자 C씨는 "좋은 구조가 많이 남아 있었는데 해가 들지 않는 구조를 뽑아 당황스럽다"면서 "계약금을 넣을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당첨자들은 이날 오후 3시까지 계약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정당계약 체결 마감일인 지난 1월 17일 시민들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견본주택에 입장하고 있다. 2023.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전 11시에는 약 150명의 예비당첨자들이 입장했다. 견본주택에는 계약 당사자만 입장할 수 있어 함께 온 일행들은 입구 주변과 주차장에 서서 추첨 결과를 기다렸다. 견본주택에서는 각 시간대 추첨을 시작하기 전 남은 물량과 동·호수를 보여주는데, 오전 11시 참여자들이 입장했을 당시 남은 물량은 80여가구였다.

추첨장에 들어간 남편을 기다리던 D씨(50대·여)는 "예비당첨 계약 첫날 견본주택이 썰렁하다는 기사를 봐서, 저층이 나오면 포기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당황스럽다"며 "1층이라도 뽑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 계약 첫날인 지난 7일에는 전용49㎡ 이하 특별공급 예비당첨자들의 계약이 진행됐다. 이날 계약 순서가 도래한 예비당첨자는 2022번까지였지만 전 세대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음 날 전용 84㎡는 앞 순서에서 계약 마감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전용 84㎡E 계약도 예비번호 470번대에서 추첨이 마감됐다. 예비 400번대 후반이었던 D씨 부부는 결국 추첨을 하지 못하고 견본주택을 떠났다. 12시 입장을 기다리던 예비 551번~900번 50여명도 기념품인 우산만 받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1차 계약금이 입금되지 않은 미계약 분량이 나올 경우 다음날 추가 추첨을 진행한다.

이 단지 1차 계약은 오는 13일까지다. 전용59㎡A·B형 계약만 남은 상황이다. 조합은 1차 계약기간까지 미계약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17일까지 계약 기간을 늘릴 계획이지만, 전용59㎡와 84㎡는 계약이 거의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전용59㎡·84㎡는 예비당첨자가 5배수(500%)씩 있기 때문에 예비당첨에서 끝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형 평수(39㎡·49㎡)는 청약률 자체가 낮기 때문에 잔여 물량이 나올 수 있는데, 전국구에서 무순위 청약이 가능해지도록 제도가 개선되면 늦어도 3월초에는 무순위 청약이 가능해질 걸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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