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여의도 재건축, '50층' 가능해진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3.02.09 13:43

혁신디자인 적용시 재건축 50층 초고층 허용... 메트로폴 파라솔·로테르담 마켓홀 같은 세계적 명소 서울에 만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도시·건축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 대해 5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기로 했다. 강남과 여의도를 비롯한 재건축 사업지에 다양한 디자인을 갖춘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아파트 외에도 스페인 세비야의 메트로폴 파라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켓홀과 같이 세계적 명소로 떠오른 건축물이 서울에도 지어질 수있도록 높이·건폐율·용적률 등 규제를 과감하게 없앤다. 서울시는 첫 시범사업지로 '노들섬'을 선정하고 추후 공공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주거분야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세워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디자인만 좋다면 50층 이상 허용"…제2의 래미안 첼리투스 생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이런 내용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은 '엄근진'(엄격·근엄·진지) 도시였다면, 앞으로는 매력적이고 즐거운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디자인 혁신 방안"이라며 "메트로폴 파라솔이 건축된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는 변화가 나타나듯, 혁신적인 디자인의 건축물 하나가 도시의 운명을 바꾼다"고 말했다.

이에 강남, 여의도를 비롯한 서울 재건축 단지에서도 최고 56층으로 지어진 용산의 '래미안 첼리투스'와 같은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된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경우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전경 /사진=김사무엘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여의도 시범이나 압구정, 성수,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등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은 50층 이상 초고층을 요청하거나 계획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좋다면 높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성냥갑 아파트 퇴출 2.0'과 연계해 다양한 주동 형태, 한강변·수변 공간 연계성 등을 감안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50층 이상 허용해줄 계획"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등 도시 경관을 향상하고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다만 현재 서울시의 고도지구 높이 규제 등이 있는 상황이어서 제한을 받는 곳이 생길 수 있다. 유 부시장은 "어느 지역이나 다 적용될 수 있도록 열어주고 싶지만 현행 고도지구 높이 규제 등이 있다"며 "종합적인 것은 도시계획국에서 별도로 마련 중으로 추후 세밀하게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목 잡는 규제 없애고 인센티브 부여…'세계적 명소' 서울에 만든다


그동안 서울에 세계적 명소가 되는 건축물을 짓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온 규제는 과감하게 없앤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혁신적 디자인 건축물을 지역 명소화하고 있지만, 서울은 그동안 규제와 복잡한 심의 과정으로 혁신 디자인 건축물이 들어서는 데 제약이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예컨대 로테르담의 마켓홀은 전통시장에 창의적인 디자인을 입혀 랜드마크로 변한 곳으로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공동주택이 함께 들어선 복합건축물이다. 하지만 서울은 국토계획법상 용도지역에 한계가 있어 이같은 건축물을 짓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주거건물 슬루이슈이(Sluishuis residential building)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하천법 규제로 이같은 구조물을 허용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슬루이슈이 /사진=서울시
이에 서울시는 높이·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법적 용적률의 최대 120%를 더 얹어주기로 했다. 창의적인 건축물은 공사비가 일반 건축물 대비 2~4배 더 든다는 점을 감안해 표준건축비를 적용하지 않고 과감한 투자에도 나선다. 혁신적인 디자인이 실행 단계에서 변경·왜곡되거나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일이 없도록 '통합심의'를 진행해 행정지원을 하고, 창의적 설계를 유도하기 위해 사전공모제도도 운영한다.

디자인 혁신 첫 시범사업지는 노들섬이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자연과 예술, 색다른 경험이 가득한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목표로 세계적인 국내·외 건축가를 초청해 기획 디자인 공모를 받고 있다. 노들섬에는 동-서측을 연결하면서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 한강을 배경으로 한 수상예술무대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공공분야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디자인 건축물이 나올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용적률 상향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규제와 관련해 즉시 가능한 것은 바로 시행하고 단기·중장기 방안은 촘촘히 계획해 제도 행정의 실효성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오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서울을 만드는 게 저의 목표"라며 "디자인 혁신 방안에 따른 시스템 변화가 서울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디자인 용적률 인센티브 방안 예시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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