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기아, 3000억 우리사주 "부담되네"…고민 빠진 직장인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강준 기자 | 2023.02.08 16:44
기아가 3000억원 규모의 우리사주 청약에 나서면서 직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최근 주식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회사의 금리지원이 늘었음에도 우리사주 대출 금리 부담이 전보다 커져서다. 올해 IPO(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계획 중인 기업의 공통된 문제다.

8일 금융권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우리사주조합은 3000억원 규모의 우리사주 매입을 위한 청약신청을 오는 16일부터 받는다. 지난해 단체교섭에서 결정된 내용으로 우리사주조합 명의로 시장에서 기아 주식을 매입한 후 각 조합원에게 신청한 주식 수만큼 배정하는 방식이다.


3000억원의 기금 조성은 한국증권금융의 대출로 모두 이뤄진다. 대출 기간은 3년으로 지난달 말기준 금리는 4.85%(변동금리)에 이른다. 최대 400주까지 신청할 수 있고, 의무예탁(1년) 후 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 부담이 높아지면서 우리사주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떨어진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021년 2월 10만원 넘어섰던 기아 주가는 이날 종가기준 7만1500원까지 떨어진 것도 청약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사주조합은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에 금리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협의에서 회사는 금리 부담의 45%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금리로 3년간 약 2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다.

조합원은 실제 2.67%의 금리를 부담하면 되지만 앞서 진행된 금리보다 높다. 2020년과 지난해 진행된 우리사주 대출 금리는 각각 1.8%(직원부담 1.5%), 3.2%(2.3%)였다. 주가하락과 금리부담 등으로 지난해 우리사주 참여 조합원은 전보다 약 23%(청약기준) 줄었다.


특히 오는 3월에는 2020년 진행된 우리사주 대출의 만기가 도래한다. 만기연장 금리는 약 4.8%로 모두 직원이 부담한다. 지난해말 기준 아직 8600여명의 직원이 1인당 평균 1850만원의 우리사주를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 직원 A씨(30)는 "낮은 직급에선 대부분 우리사주에 대해 존재 사실도 모르거나 말만 들어본 정도"라며 "요즘 같은 시기엔 주식 자체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져 더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32)도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없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카뱅·카페, 주가 하락에 대출 금리 부담까지...보호예수 풀려도 못 팔아


우리사주 고민은 올해 여러 기업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조달을 위해 적지 않은 기업들이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PO나 유상증자를 하면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물량의 20%를 배정해야 한다.

섣불리 우리사주에 손을 댔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공모가 9만원으로 2021년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현재 주가가 6만3200원이다. 1인당 평균 4004주를 받은 만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과 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2021년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당시 공모가(3만9000원)보다 현재 주가가 27.7% 떨어진 상태다.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한 크래프톤, 롯데렌탈 직원들도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났음에도 매도하지 못한 채 손에 쥐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 외에 최근 금리상승으로 인한 대출금리로 인한 부담도 상당하다"며 "보호예수 해제 이후에는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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