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니켈광산 쥔' 제이스코홀딩스, 2차전지 신성 노린다

머니투데이 조영갑 기자 | 2023.02.07 14:56

편집자주 |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제이스코홀딩스(옛 제일제강공업)가 2차전지용 원재료인 니켈(Ni) 사업에 전사의 역량을 모은다. 올해 필리핀 원광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니켈 채굴사업을 본격화하고, 내년 글로벌 수출길을 열어 회사의 새 '캐시카우'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설정한 스케쥴이 현실화된다면 하이니켈 배터리 시장에서 원재료 소싱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제이스코홀딩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한상민 제이스코홀딩스 대표는 "기존 주력사업인 연강선재 부문의 안정성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시장 확대의 한계가 있는 만큼 올해 2차전지용 니켈 원재료 사업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국내 연강선재(못, 철사, 철망의 소재) 분야의 과점 사업자다. 본 사업의 노하우를 토대로 올해 니켈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필리핀 니켈광산을 확보하기 위한 밑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 자본금 95%를 출자한 현지법인(JSCO PH CORP)를 설립한 데 이어 채굴을 담당할 회사 EVM(EV Mining & Development)의 지분 매입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50억원을 투입해 JSCO PH를 설립하고, JSCO PH를 통해 EVM의 지분 10% 가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EVM은 필리핀 광물 채굴에 노하우를 보유한 업체로, 제이스코홀딩스와 일종의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니켈사업에 힘을 합친다.

제이스코홀딩스가 확보한 필리핀 원광 지대는 민다나오섬 수리가오 지역이다. 이미 일대에 7곳의 글로벌 기업들이 니켈 및 희토류 광물을 채취하고 있는 일종의 원광 클러스터다. 일본 최대의 무역상사 스미토모(Sumitomo)상사가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채굴 작업을 진행할 만큼 원광의 채산성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된다.

현지 지질탐사 작업을 수행한 전문업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탐사 해당 지역은 니켈의 광상 모암이 풍부하게 조성된 희토류 지반 지역이다. 해당 업체는 국내 굴지의 지질탐사 전문 업체로, 제이스코홀딩스의 용역을 받아 해당 지역의 예비조사를 수행했다.

업체는 보고서에서 "기존 광업권 설정 지역을 포함해 광업권 미설정 지역을 중심으로 니켈 라테라이트 광화대의 존재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광상 모암인 디나가트(Dinagat)섬 오피올라이트(상부맨틀과 해양지각의 파편)는 현재 투자를 검토 중인 광구에 넓게 분포하며 남측으로 연장돼 발달됐다"고 밝혔다. 심화 탐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니켈의 매장은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해당 지역의 니켈의 부존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제이스코홀딩스는 채굴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우선 JSCO PH를 중심으로 EP(탐사권)을 획득하고, 관계사가 될 EVM를 통해 다양한 예비 광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해당 지역 지반의 니켈 함유량이 통상 1.3~2.0% 수준인데, 예비 광구 탐사를 통해 수율이 가장 뛰어난 곳부터 채굴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를 기준으로 하면 약 1000kg의 지질을 채굴했을 때 약 20kg의 니켈 원재료가 생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제이스코홀딩스는 EVM에 추가로 유동성을 투입해 해당 광구에서 채굴하는 니켈 원재료에 대한 사업권, 총판권도 인수한다. 이를 위해 제이스코홀딩스는 자기자본 동원, 메자닌 발행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굴 이후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라테라이트 니켈 광상의 수직 분포(사진제공=제이스코홀딩스)


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는 채굴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 역시 낮다는 입장이다. 갱도를 파 시추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표면에 폭넓게 조성돼 있는 지질, 암석 등을 직접 채굴하는 방식이라 비용이 낮다는 이야기다. 이미 글로벌 회사들이 조성한 싱글포트(간이항만) 시설이 갖춰져 있어 물류 부담이 적고, 현지의 용역 및 노임이 높지 않은 것도 사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다.

제이스코홀딩스 측은 "매장량과 해당 지역의 니켈 사업성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업체를 통해 검증됐다"면서 "올해 필리핀 MGB(광산지질국)의 허가를 획득하고, 내년 상반기 본사업에 돌입하면 중국 굴지의 니켈 제련업체 등으로 수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켈 원물을 중국 및 해외 제련업체로 수출하면, 국내 3사 배터리 업체 및 협력사로 가공 니켈이 공급되는 구조다. 엔드유저는 결국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이 될 전망이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예상하는 조업량은 연산 1000만 톤(t) 가량이다. 현실화되면 글로벌 니켈 시장에 주요 마이닝(minning) 업체로 명함을 내밀 수 있다. 한 대표는 "주요 배터리 메이커가 전기적 용량을 높이기 위해 하이니켈 양극재를 채택하고 있는데, 제이스코홀딩스는 이 밸류체인 안에서 원재료를 소싱하는 첫 단추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2. 2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