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당권주자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총선승리를 약속하면서도 서로 다른 방법론을 내놨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매끄러운 소통을 통한 당정의 조화와 보수 정통성을 내세웠고, 안 후보는 수도권 경쟁력을 강조하며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확장력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에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열었다. 천하람·황교안·김기현·안철수·조경태·윤상현 후보 순서로 5분씩 정견발표를 진행했다. 후보별 비전발표에 앞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불화해선 안 된다"면서 "우리 당 새비전과 정책을 소상히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후보도 이날 정책 아젠다 싸움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민심과 당심을 들어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당 대표 출마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대선에서 원내대표를 맡았을 당시를 거론하며 "소수당이면서도 당을 하나로 묶어 마침내 대선 승리를 이끌어낸 역할을 했다"며 "검증받은 돌파력을 바탕으로 개혁을 힘차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수도권 탈환을 통한 총선 압승 전략을 내놨다. 안 후보가 가진 확장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밀린 수도권 의석수를 확보하겠단 것이다. 그는 '4.7, 0.73, 170'이란 숫자를 키워드로 거론하면서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모든걸 던져 승리하면서 정권교체 기반을 만들었다"며 "윤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0.73%p 차이로)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숫자 170은 수도권을 탈환해 170석으로 총선 압승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 3번에 걸쳐 서울·경기에서 선거를 치르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수도권 경쟁력이 확실한 만큼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괴멸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후보들도 각자 구상한 당 개혁안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천하람 후보는 당 개혁과 총선승리를 위한 비책으로 '대통령 공천 불개입'과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를 제시해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천 후보는 "국민들은 권력자나 소수 측근에 의한 공천보단 국민과 당원들에 의한 선택을 더 존중한다"면서 "수준에 미달하는 후보 어떤 경우에도 공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약했다. 또 국회의원 면책·불체포특권을 폐지하고 국고정당보조금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후보는 "총선 승리와 30년 자유민주정권 창출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윤상현 후보는 "수도권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젊은 인재를 투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전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우리 당의 뿌리와 가치에 부합하는 대표가 될 수 있을지 아닐지는 굉장히 중요한 정책검증사항"이라며 "본인이 그 점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소셜미디어까지 하실 시간이 있고 부지런하시다"라며 "이미 민주당의 정체를 확실히 알고 같은 야당으로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함께 싸웠고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도 일조하며 제 생각을 증명했다"고 맞받아쳤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도사퇴설에 대해선 "1위 후보가 사퇴하는 모습을 본 적 있느냐"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비전발표회를 마친 국민의힘은 오는 8일과 9일 양일 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0일 당 대표 후보 4인, 최고위원 후보 8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4인 등 본경선에 나설 최종 진출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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