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본은행 총재도 아베노믹스 계속? …엔화 또 흔들렸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3.02.06 15:47

일본은행 신임총재에 아마미야 현 부총재 임명할 듯…
기시다 총리 '변화'보다 '안정' 선택, 이달말 국회 제출…
초완화정책 이끈 비둘기파 선임 소식에 엔화 약세 전망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 ⓒ 로이터=뉴스1
일본 정부가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를 임명하는 방안을 타진한다. 현 일본은행 총재와 함께 초완화적 금융정책을 주도한 인물이 신임 총재로 낙점됐다는 소식에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 환율은 약세를 보였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와 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마미야 현 일본은행 부총재를 차기 총재로 지명하기로 결정했다"며 "일본은행 부총재로 기존 금융정책을 이끌어 온 아마미야가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4월 8일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여당인 자민당과 조율해 2명의 부총재까지 포함한 인사안을 마무리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일본은행 총재의 임기는 5년이며,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의 동의를 거쳐 일본 정부가 임명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구상한 구로다 현 총재의 경우 재임 과정을 통해 10년간 일본은행을 이끌었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1979년 일본은행에 입행한 뒤 금융정책을 기획하고 입안하는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1년 양적완화, 2010년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 대규모 금융완화, 2016년 장단기 금리조작 등 디플레이션 상황에서의 금융정책에 관여했다. 2013년 구로다 총재 취임 후에는 기획담당 이사와 부총재로 보좌했다.

당초 아마미야 현 부총재와 함께 일본은행 신임 총재 하마평에 올랐던 나카소 히로시 전 일본은행 부총재, 야마구치 히로히데 전 일본은행 부총재 등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들로 최종 선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나카소·야마구치 등 전 부총재 중 한 명이 새 총재에 오를 경우 일본의 금융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변화'가 아닌 '안정'을 최종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공동 설계자인 아마미야 부총재의 신임 총재 임명설에 외환시장은 흔들렸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지난 5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132.07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엔 132.55달러까지 뛰기도 했다. 엔·달러 환율이 132엔 중반까지 치솟은 것은 지난달 12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당분간 엔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일본은행 신임 총재 인사와 관련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직면한 일본 정부의 고민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가 아마미야 부총재를 선택한 것은 정책의 연속성과 함께 유연한 대응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일본은행 새 총재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시장 기능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정책 정상화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할 중요한 자리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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