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20여명 죽인 佛'비키니 살인마'…증거물에도 "기억 안 나"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3.02.06 14:24
프랑스 국적의 연쇄 살인마 샤를 소브라즈가 지난해 12월23일 네팔 카트만두발 여객기를 타고 프랑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난 누구도 살해한 적 없습니다. 도둑질을 좀 했을 뿐이라고요."

1970년대 대표적인 연쇄살인마로 꼽히는 프랑스 국적의 샤를 소브라즈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나섰다. 소브라즈는 1970년대 인도, 태국, 튀르키예, 홍콩, 네팔 등 아시아 국가를 떠돌며 미국, 캐나다 등 서방국 출신의 관광객 20여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다.

그런 소브라즈는 최근 "아무도 살해하지 않았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민영방송 TF1·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소브라즈는 이날 TF1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피해 관광객들로부터) 훔친 여권을 꽤 많이 사용했지만 아무도 살해하지 않았다"며 "이 사실을 증명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소브라즈는 범행 당시 "루비나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보석을 판매하며 사업가나 관광객 행세를 했다"며 "함께 술을 마신 이들의 술잔에 약을 넣었고 그들이 잠이 들면 돈이나 물건을 훔쳤다"고 고백했다. 도둑질은 했지만 살인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어 "나는 항상 위조 여권을 들고 다니면서 여행했다"며 "여권에 있는 사진은 20분이면 쉽게 (내 사진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브라즈는 그의 살인 행각과 관련된 증거물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난 살인자가 아니다. 나는 아무도 죽인 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등 궤변을 늘어놨다.


그는 태국 방콕의 한 호스텔에서 배낭 여행객을 살해한 것에 대해서도 숨진 이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소브라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약물 과다복용으로 의도치 않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검에도 나온 내용"이라며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소브라즈는 지난해 12월21일 네팔 대법원으로부터 석방 명령을 받고 같은 달 23일 프랑스 본국으로 돌아왔다. 네팔에서 무기징역형은 통상 20년형을 뜻하는데, 수형자 나이가 75세 이상이면서 형기 75%를 채운 경우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 2003년 네팔 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19년간 복역해온 소브라즈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가석방을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석방 조치했다. 소브라즈의 나이는 올해 79세로 알려져 있다.

소브라즈의 살인 행각은 영국 BBC 시리즈 '더 서펀트'(The Serpent)로 제작되기도 했다. '뱀'이란 뜻의 서펀트는 도피와 위장에 능했던 소브라즈의 별명으로, 그는 비키니 차림의 여행객들을 주로 타깃 삼아 '비키니 살인마'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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