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불황국면 진입" 한경연, 올해 경제성장률 1.5% 전망

지난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사진=뉴시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기존 1.9%에서 0.4%p(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고금리 상황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둔화 폭 확대에 기인해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한경연은 3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2023년 1/4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할 국내 성장 동력이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급격한 금리인상이 소비·투자위축으로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며 부실화한 경제 여건으로 1%대 후반의 성장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 연준이 급진적 긴축기조를 지속하거나 과도한 수준의 민간부채가 금융시장의 위기로 파급되어 불확실성이 증폭하게 될 경우에 성장률의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오랜 기간 경제 여건 부실화가 진행됐고, 코로나19 기간의 과도한 재정지출로 정책적 지원 여력마저 떨어져 성장률 하향 전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민간 소비 성장률 4.4%보다 2.0%p 낮은 수치다.

한경연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 및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부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자영업자 소득감소, 금리인상으로 폭증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위축할 것이란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투자지속에도 불구하고 2.5% 역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조달 비용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건설투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공사 현장의 차질과 불협화음이 지속되며 0.5%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하반기에 국제 원자재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강달러 현상이 완화하면서 2022년보다 1.7%p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가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145억달러(약 17조6842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실질 수출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수출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수출 성장률 3.1% 보다 1.9%p 낮은 수치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위축 폭이 예상보다 커지거나 반도체 이외의 주력 수출 품목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수출증가세가 더욱 약화하게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