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탈을 쓰고 돈을 뜯어가는 약탈집단이다. 돈에 현혹이 돼있는데 돈을 다 토해내게 해야 한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정부가 건설 노조의 불법행위에 전쟁을 선포했다. 현장을 단속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지방국토관리청에 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고 건설노조가 준법투쟁 수단으로 악용하는 안전수칙을 전수 조사해 시정한다. 건설유관 3개 협회가 피해기업들의 경찰 고발을 대행하는 한편 손해배상청구도 강도 높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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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국토청에 사법경찰권 부여… 조사-형사처분 일원화━
앞서 국토부의 조사결과 전국 1494곳 건설현장에서 2070건의 불법행위가 접수돼 입증된 피해액만 1686억원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공사(GH), 국가철도공단,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들도 전수조사 결과 111개 현장에서 341건의 불법행위가 발생했다. LH는 신고된 피해금액만 674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오는 6월까지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특별단속한다. 국토부 산하 지방국토관리청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조사를 강화하고 형사 처분과 고발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토록 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지방국토관리청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데 반대하는 관계부처가 없다"며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건설노조가 준법투쟁 수단으로 악용해온 안전수칙도 전수 조사해 불필요한 수칙을 솎아낸다. 원 장관은 "타워크레인이 사람 머리 위 50m 반경에선 못 움직이게 하는 안전수칙을 악용, 작업을 멈추게 하는 등 엉뚱하게 준법투쟁의 빌미가 되는 가짜 규정은 전수조사해서 다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한쪽 편을 들겠다는게 아니고 노조와도 직접 만나서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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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협회들 피해기업 경찰고발 대행, 손배청구 적극 건의 ━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은 "보복이 심각해 신고가 어렵다. 건설현장 출입구를 막아 레미콘 차량이 멈추면 하루 손해가 2000만원, 더 지연되면 제 집을 팔아야 판"이라며 "노조가 제일 두려워하는게 돈, 손해배상청구이니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해달라"고 말했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도 "노조의 불법 행위로 공사가 지연되면 입주날짜가 정해져있다보니 무리한 공사를 하고 사고도 난다. 결국 중대재해법과도 직결된다"고 밝혔다.
건설유관 3개 협회는 앞으로 피해기업들의 경찰 고발을 대행하기로 했다. 공기업 중에선 LH가 먼저 창원명곡지구 노조의 불법행위를 고소·고발, 이달 중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원 장관도 "건설노조는 헌법 위에 뗏법, 겉으로 노조의 탈을 쓰고 돈을 뜯어가는 약탈집단"이라며 "돈에 현혹이 돼있다. 부당한 돈은 다 토해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건설업계는 채용절차법 적용 범위를 현행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에서 5인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등 관련법 개정도 건의했다. 건설기계를 사용해 건설현장·진입로 점거시 면허를 취소하고 건설기계 조종 관련 부당금품 요구시 면허취소 및 형사처벌하는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계류 중이다. 피해가 심각한 사업자에 대해 신속히 계약금액을 증액할 수 있는 국가계약법 입법도 건의했다.
정부는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다음달 말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원 장관은 "오늘은 시작일 뿐이고 올해 상반기 내 현장소장이 통제권을 잃고 타워크레인 조직 등 가짜노동, 가짜약자들이 공사현장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관행을 뿌리뽑아 건설 산업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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