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에서 갑자기 뛰어난 존재감을 나타내는 이들을 비유적으로 '혜성처럼 나타났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실제 혜성이 어떤 모습인지 익숙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녹색 빛'을 띠는 혜성이 지구로부터 약 4250만㎞까지 곧 근접해 일반인도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일 새벽 3시쯤(한국시간) 'C/2022 E3 ZTF 혜성'(이하 ZTF 혜성)이 근지점을 지나간다. 근지점은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이다. 당초 지구 궤도를 도는 달이나 인공위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을 언급할 때 쓰는 말이다.
ZTF 혜성의 근지점 거리는 약 4250㎞(0.28AU·1AU=1억5000만㎞)이다.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뤄진 태양계의 작은 천체 중 하나다. 태양 주위를 타원 또는 포물선 궤도로 공전한다. 특히 태양과 가까워지면 가스로 된 머리와 꼬리가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근지점 무렵 망원경이나 쌍안경을 통해 ZTF 혜성을 관측할 수 있다. 근지점에서 예상 밝기는 5등급이다. 통상 혜성 밝기는 1등급에 가까울수록 밝다. 4~5등급 혜성은 조건이 좋을 때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다. 10등급 혜성까진 천체망원경 등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ZTF 혜성은 북극성 서쪽 기린자리 부근에서 볼 수 있다. 조건이 좋으면 광해(光害·빛 공해)가 적은 곳에선 쌍안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 근지점 이후에는 달빛이 밝아 관측 조건이 좋지 않다. 달이 없는 오는 10일까지 새벽 시간대 6등급 정도의 밝기로 혜성을 관측할 수 있다.
김명진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 선임연구원은 "혜성은 주로 얼음과 먼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ZTF 혜성은 태양계 끝의 오르트 구름에서 왔다"며 "혜성 핵 주위의 가스층인 코마에 탄소 이원자 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돼 녹색 빛을 띤다"고 설명했다.
천문연은 지난 1월 초부터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네트워크'(OWL-Net)로 ZTF 혜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 혜성은 지난해 3월 미국 샌디에이고 팔로마 천문대의 광시야 천문탐사 장비 츠비키 망원경(Zwicky Transient Facility)을 통해 발견됐다. 지난달 12일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을 지났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