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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낭종, 5㎝ 넘으면 꼬여 응급수술할 수도━
생리 주기와 관련 있는 출혈성·기능성 낭종, 왜 생기는지 원인을 모르는 기형종과 점액성 낭종, 생리혈 일부가 배출되지 않고 나팔관을 통해 복강 내로 역류하면서 생리혈 일부가 난소에 붙어 형성된 자궁내막종 등이 있다. 기능성 낭종은 일시적으로 생겼다 사라지므로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기형종, 자궁내막종, 점액성 낭종 등은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형종의 경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크기가 5㎝ 이상이면 뱃속에서 꼬여 통증을 유발해 응급수술을 해야 할 수 있으므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자궁내막종을 방치하면 만성 골반통과 난임을 유발할 수 있어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단, 자궁내막종은 수술로 제거해도 호르몬 영향으로 다시 자랄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약물 치료를 진행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 난소는 골반 깊숙이 있어 낭종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가 힘들다. 또 조직검사로 자칫 물혹을 터뜨릴 수 있어 질 초음파, 복부 초음파, 피검사를 실시하고 경우에 따라 CT나 MRI 검사를 통해 물혹의 위험도를 평가한다. 그중 질 초음파는 복부 초음파나 CT보다 난소낭종을 더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어 가장 선호된다. 이런 검사로 수술의 필요성 여부를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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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낭종, 15㎝ 이상 커지면 소화기 누를 수도━
첫째는 간낭종이 매우 커져 어딘가를 누를 때다. 간낭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클수록 오른쪽 윗배가 아프거나 복부 팽만감을 호소할 수 있다. 15㎝ 이상 커지면 낭종이 몸속 다른 기관을 눌러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예컨대 간 왼쪽에 낭종이 있으면 위나 소화기관을 누르게 돼 소화가 잘 안되거나 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럴 땐 낭종의 물을 빼는 '배액술', 낭종 벽끼리 붙여 더 커지지 못하게 하는 '경화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둘째는 낭종 속에 맑고 깨끗한 물이 아닌 끈적끈적한 액체가 들어있을 때다. 이를 점액성 낭종이라 한다. 점액성 낭종은 단순 낭종과 달리 장기적으로 암이 될 확률이 미미하게나마 있다.
셋째는 다발성 간낭종이다. 간낭종이 수십 개에 달하는 경우인데, 이들 간낭종이 동시다발적으로 커지면 정상 간의 기능이 떨어지고, 간이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복부 팽만감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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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낭종, 점액성이면 악성화 여부 따져야 ━
하지만 췌장낭종이 발견되면 이것이 '장액성'인지 '점액성'인지는 구분하는 게 좋다. 장액성 낭종은 물처럼 투명한 액체의 내용물이 든 물혹이다. 반면 불투명하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들어있다면 점액성 낭종에 해당한다. 맑은 물의 장액성 낭종이 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점액성 낭종이 커지면 일부는 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내용물을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내시경 초음파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 검사는 초음파 장비가 달린 내시경을 이용해 췌장 근처의 위장에서 낭종에 바늘을 찔러 내용물을 빼낸 다음 추출한 내용물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병변이 점액성으로 추정되면서 악성화할 위험이 높아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기 전 확진을 위해 시행한다. 췌장낭종이 발견되면 6개월 간격으로 2년간 추적검사해 크기와 내용물의 변화 여부를 비교 관찰한 뒤 큰 차이가 없다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하면 된다. 정기 검사와 병행하는 종양표지자 검사에서 CA19-9 수치가 올랐거나 췌장낭종 크기가 갑자기 커졌고, 낭종 안에 딱딱한 결절이 의심되면 1~3개월 후 추가 검사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도움말=이인하·이재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규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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