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배구조 구성 투명해야"…금융당국, CEO 선임 투명성 높인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3.01.31 17:10

금융위 업무보고서 윤석열 대통령, CEO 선임절차 강조...민간전문가도 '현직 CEO 참호 구축'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새해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KT, 금융지주회사 등 주인 없는 회사의 CEO(최고경영자) 선임 절차 방식을 정조준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지주회사의 임원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최근 주인 없는 그룹의 CEO 선임과 관련된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CEO 등 임원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사전브리핑에서 "주인이 없는 중요한 그룹에서 '후계자 승계 문제나 아니면 선임 절차 과정이 과연 투명·합리적이고,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느냐'라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서 대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 △CEO의 적극적 자격요건 신설 등을 검토 중이다.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금융당국과의 신경전 끝에 용퇴를 결정했다. 업계에는 금융당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CEO 선임 절차를 손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5대 금융그룹 회장 중 유일하게 손 회장만 참석하지 않았다.


업무보고에서 민간전문가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명현 고려대 교수는 "KT, 금융지주회사 등 소유분산기업은 현직 CEO의 임기만료가 다가올 때마다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인 '현직 CEO의 참호 구축' 문제가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막강한 힘을 가진 CEO가 이사회의 기능을 약화하고, 자신의 이해를 먼저 생각하는 '참호구축' 문제는 앞서 김 위원장도 "CEO 등이 본인에게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두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 대통령도 "조 교수의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는" 은행은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공공재라고 생각한다"며 "은행 시스템은 군대보다도 중요한 국방보다도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완전 사기업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일정 부분의 공공재라는 점을 모두 함께 공유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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