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좋으면 1년이 좋지만…" 너무 달린 코스피, 숨돌릴 때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3.01.31 16:05

"1월이 좋으면 1년이 좋다."(So goes January, so goes year)

주식시장의 오래된 격언 중 하나다. 통상 새해가 밝으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강세장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비슷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중 한국 증시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더 컸다. 증권가에선 과열된 주식시장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이젠 오히려 경계심을 가져야할 때라고 말한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5.39포인트(-1.04%) 내린 2425.08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2236.4포인트로 지난해를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최고 248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한 달간 약 8.44% 올랐는데 주요 20개국(G20) 중 아르헨티나 머발(MERVAL·21.67%), 멕시코 아이디씨(IDC·10.1%) 다음으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뿐만 아니라 올 들어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상승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상승폭은 더 컸다. 빗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오후 2시 기준으로 2863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달 동안 약 36% 넘게 상승한 것.

올해 초 강세장은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기대심리가 작용되면서 만들어졌다. 미국의 투자심리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공포·탐욕지수(Fear&Greed Index)는 '탐욕'(Greed) 수준이다. 탐욕 수준은 시장의 단기적 과열을 의미한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불상승은 끝났다…다가올 하락에 대비하라"


시장에선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에 따르면 1929년 이후 미국 증시가 1월 상승했을 때 그 해 전체가 상승하는 경우는 71%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증시가 올 초부터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올라왔다고 분석한다. 코스피의 경우 1월 기준 2001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과열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부근이다. 2021년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던 당시 선행 PER이 12배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기초여건과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1월과 같은 반동세가 유지되긴 어렵다고 내다본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2월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교보증권 2350~2550 △다올투자증권 2270~2550 △대신증권 2180~2530 △키움증권 2250~2550 △현대차증권 2330~2580 등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간 증시 반등을 주도해왔던 기대심리를 검증하는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며 "작은 실망감이라도 유입되면 코스피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다음달 1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국면 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자산을 지키고 새로운 저평가 종목을 찾는 등 다가올 하락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완화적인 뉘앙스로 얘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주식비중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증시의 중기 저점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기적 상승이 제한되더라도 증시가 장기적 상승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단기 조정 시 매수 시점을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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