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109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3% 증가한 규모다.
연간 카드 승인금액이 1000조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앞서 △2018년 810조7000억원 △2019년 856조6000억원 △2020년 885조7000억원 △2021년 977조1000억원 등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카드 승인액이 늘어난 것은 현금 대신 카드 사용이 일반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결제 문화가 중장년층과 노년층까지 확산한 것이 영향을 줬다.
또 전통시장 물품까지도 카드 결제가 가능해졌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매해 배달받을 수 있게 되면서 현금을 쓰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카드 사용액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비대면·온라인 구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도매 및 소매업의 카드 승인액은 576조29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12.4%(63조6000억원) 급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대중화 등 기술 발전과 높은 편의성 때문에 비대면·모바일 결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금 사용은 더욱 줄어들고, 카드 사용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화 된 감염병)에 따른 '보복 소비'도 카드 사용액 급증 배경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여행객의 카드 소비가 증가하기도 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 등 국내 카드사의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해외 이용금액(일시불+할부)은 8조6302억원으로 전년보다 52% 늘어났다.
여신금융연구소 측은 "숙박·음식점업 매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고, 국내·해외여행 활성화로 인한 운수업 등 여행·여가 관련 산업 실적 증가 등에 힘입어 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282조5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카드 승인건수는 66억1000건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4%, 7.1% 증가했다.
다만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만 놓고 보면 △1분기 11.2% △2분기 14.8% △3분기 15.1% 등 앞선 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시행에 따른 기저효과와 지난해 5월 카드 승인금액이 99조3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2·3분기의 소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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