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5년' 가리킨 국민연금 고갈시계..피할 수 없는 '더 내는' 개혁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23.01.29 08:00

[MT리포트]개혁바퀴 올라탄 국민연금①

편집자주 | 보건복지부가 지난 27일 국민연금 고갈시점(2055년)이 담긴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급격한 저출산 현상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년이나 앞당겨졌다. 과거 정부가 연금개혁을 외면한 만큼 국민연금의 재정 상황도 악화됐다. 당장 연금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래세대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담긴 숫자들의 의미를 짚어봤다.

국민연금 '고갈시계'가 빨라졌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경기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소진시점 외에도 국민연금의 전반적인 재정안정성은 악화됐다. 이건 단순히 외부 변수의 영향이 아니다. 이전 정부가 연금개혁을 외면한 결과다. 그만큼 미래세대의 부담은 커졌고,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깊어졌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지난 27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발표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 만에 이뤄진 이번 추계에서 국민연금의 예산 소진시점은 2055년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다. 5년 전 전망과 비교하면 고갈시계는 2년 앞당겨졌다.


저출산·고령화로 앞당겨진 '고갈시계'


국민연금 소진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인구다. 합계출산율과 기대여명 등 인구변수에 따라 국민연금을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규모가 어느 정도 추산되기 때문이다. 기록적인 초저출산 현상으로 '내는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갈시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연금이 소진되더라도 국민연금을 못 받는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역사가 오래 된 대부분의 선진국은 그해 거둬 그해 지출하는 부과방식으로 국민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부과방식 비용률은 소진시점 기준인 2055년에 26.1%다.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면 2055년에 소득의 26.1%를 국민연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과방식 비용률의 수준이 국민적 눈높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국민적 반감도 큰 상황이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부과방식 비용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런 정도 된다는 것으로, 지금부터 재정안정화 조치를 한다면 그만큼 보험료를 부과할 필요는 없다"며 "그래서 연금개혁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색코끼리' 외면한 탓에 재정 악화


고갈시계보다 더 비관적인 건 국민연금 재정평가 결과다. 국민연금 재정추계 과정에선 다양한 재정목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각각의 재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요보험료율을 추계한다. 필요보험료율은 소득대체율이나 가입·수급연령 등이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보험료율 조정만으로 재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재정추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필요보험료율은 5년 전 추계보다 시나리오별로 1.66~1.84%p(포인트) 상승했다. 가령 2년 뒤 보험료율을 인상한다고 가정할 때 적립배율 1배를 확보하기 위한 필요보험료율은 17.86%다. 적립배율 1배는 보험료 수입 없이도 70년 후인 추계기간 말에 1년치 국민연금 지출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8년 재정추계 당시에는 2년 후 보험료율을 올린다고 가정할 때 적립배율 1배의 필요보험료율이 16.02%였다. 현행 보험료율이 9%라는 걸 감안하면 5년 새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연금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청년세대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필요보험료율이 상승한 것은) 연금개혁이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화두인 '연금개혁'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민간자문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연금개혁 초안을 제시한다. '지금처럼 받고 더 내는' 방식과 '더 받고 더 내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최종 확정은 여야 합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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