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통장에 볕 드나…은행 대출금리 9개월 만에 하락 반전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3.01.27 12:00
서울 시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현수막 모습/사진=뉴스1
지난해 12월 전체 대출금리가 9개월만에 전월대비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 단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출금리 지표가 되는 채권시장 금리가 떨어진 결과다. 다만 중·저 신용자 대출 취급이 늘면서 가계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22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대출금리는 연5.56%로 전월대비 0.08%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만에 전월대비 하락 전환이다.

기업 대출 금리가 크게 내린 영향이 컸다. 지난해 12월 기업대출 금리는 연 5.56%로 직전달(5.67%)에서 0.11%p 내렸다. 지표금리가 되는 은행채 등이 하락한데다 단기물 비중이 확대되면서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09%p 내린 5.32%를 나타냈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5.76%로 전월대비 0.17%p 내렸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는 전월(5.57%)대비 0.03%p 오른 연 5.6%를 기록했다. 2012년 3월(5.62%) 이후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상승폭은 전월(0.23%포인트) 보다 축소됐다.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7.85%에서 7.97%로 0.12%p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월(0.63%p) 보다 축소됐다. 중·저신용차주 비중이 확대된 탓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63%로 전월(4.74%)보다 0.11%p 떨어졌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11월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안심전환 대출이 취급되고 혼합형 주담대 지표금리가 낮아지면서다.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4.29%로 전월(4.34%)대비 0.05%p 하락했다.

코픽스는 예적금 등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해 11월 연 5%를 넘겼던 예금금리도 최근 하락했다. CD(91일물)는 4.02%로 전월 대비 0.03%p 올랐다. 은행채 5년물은 4.66%로 전월(5.01%) 보다 0.35%p 내렸고 1년물은 4.51%로 0.49%p 하락했다.


비은행기관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 1.11%p 상승한 13.07%로 나타났다. 예금은행 보다 상승폭이 더 가팔랐다. 2013년 6월(13.1%)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협동조합은 0.40%p 오른 6.92%, 상호금융은 0.47%p 오른 6.32%, 새마을금고는 0.25%p 오른 6.89%로 나타났다.

저축성수신 금리는 전월보다 0.07%p 내린 4.22%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하락,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 권고에 수신경쟁 완화 등으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린 영향이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4.29%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정기예금 금리도 0.01%p 하락한 4.29%,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0.33%p 내린 3.97%를 기록했다.

이에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0.01%p 내린 1.34%p로 집계됐다. 대출금리 하락폭(0.08%p)이 수신금리(0.07%p)보다 커지면서 1개월 만에 다시 축소 전환됐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55%p로 전월(2.51%p)보다 0.04%p 늘었다.

안심전환 대출 취급 등으로 변동금리 비중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63.2%) 보다 6.4%p 줄어든 56.8%로 나타났다. 잔액기준으로는 전월(76.8%) 보다 0.4%p 낮은 76.4%로 나타났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해 연 3.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지만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큰 폭 하락하면서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이 둔화될 공산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는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구성 항목 간에 상이한 흐름 보이면서 전월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전반적인 추세적 (하락) 흐름으로의 변화가 있는지는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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