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무소에 비타500 5000병 돌린 지구당 고문…벌금형 선고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3.01.26 15:19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소에 음료수 5000병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더불어민주당 당원협의회 고문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지난 13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77)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 B구 소재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10명의 선거사무소에 각 500병씩 총 223만8700원 상당의 비타500 음료를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더불어민주당 B을 지구 당원협의회 고문으로 활동 중이었다.

이 음료수를 받은 후보자 대부분은 물건을 받는 행위가 공직선거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를 반환하거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을 받고 제공한 음료수를 회수하려고 노력해 현물 또는 돈으로 모두 반환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에 대한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지만, 선거사무소에 제공한 음료수는 일상적인 예를 갖추는데 필요한 정도로 현장에서 즉시 소비될 양이므로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에 따르면 선거사무소의 개소식 등에 참석한 정당의 간부·당원이나 선거사무관계자에게 해당 사무소 안에서 주류를 제외한 통상적인 범위의 음식물 또는 음료를 제공하는 것은 기부 행위로 보지 않는다.

같은 법 제112조 제3항에 따르면 '통상적인 범위의 음식물 또는 음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금액 범위 안에서 일상적인 예를 갖추는데 필요한 정도로 현장에서 소비될 정도의 양이다.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0조 제6항에 따르면 금액 범위에서 음료는 1000원 이하로 제한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공한 음료수의 개수와 금액을 고려하면 선거사무소 현장에서 즉시 소비될 양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각 선거사무소의 개소식에 실제로 참석한 선거사무관계자가 몇 명인지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500병의 음료수를 제공한 점에서 피고인이 일정 기간 선거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음료 등을 대신 마련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포함해 보더라도 위법성 조각을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을 요해야 한다"며 "음료수를 받은 후보자의 반응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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