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끄러워" 놀이터 폐쇄한 수십억 강남아파트, 갈등 해넘겼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유엄식 기자 | 2023.01.26 10:34

방배그랑자이 입주자대표회의서 어린이놀이터 이용 찬반 투표 미뤄져…내·외부 어린이집 구분해 운영

방배그랑자이 전경
아이들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어린이놀이터 이용을 중지해 갈등을 겪었던 수십억원대 강남아파트의 문제가 해를 넘겨 이어진다. 지난해 9월 처음 놀이터 이용제한 논란이 불거진 이후 5개월여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25일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입주민대표회의(이하 입대의) 등에 따르면 입대의는 지난해 단지 내 어린이놀이터 이용과 관련해 놀이터 이용 찬반을 묻기로 했던 입주민투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달까지 찬반 투표를 거쳐 연내 놀이터 이용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선거관리위원 선출 등 절차가 지연되고 입주민간 갈등이 커지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머니투데이 관련기사☞[단독]"애들 소리 시끄럽다"… 놀이터 폐쇄한 30억 강남아파트>

입대의 찬반 투표를 거치지 않았지만, 놀이터 이용 문제는 '전면 제한' 대신 인근 외부 어린이집 아이들에 한정해 이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모습이다. 현재 아파트관리사무소 측은 단지 내·외부 어린이집 아이들을 구분해서 시설을 운영 중이다. 단지 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한 이용제한은 잠정적으로 해제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은 입주민과 주변 지역 거주민들의 아이들이 다니는 시설이다. 입주민과 비입주민 비율은 7:3 정도다.

반면 인근 외부 어린이집 2~3곳은 사실상 이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전에는 외부 어린이집에도 입주민 자녀들이 다니고 있어서 차별없이 놀이터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용이 금지된 이후 아이들이 왕복 6~8차선 차도를 건너 다른 아파트단지의 개방형 놀이터, 공원 등으로 다녀야 했다.

입대의는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의 놀이터 이용을 허용할지 여부를 이르면 다음달 중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 외부인 시설물 사용허가 신청접수 등 시설물 사용규정을 공지했다. 인근 어린이집들도 이달 초에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의 관계자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서 원칙대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며 "아파트 내부 문제이기 외부에 알리고 싶지도 않고, 따로 할 말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같은 입주민인데 외부 어린이집 이유로 차별 부당 vs 단지 내 소음 집중·안전사고 등 이유 외부인 제한해야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내·외부 어린이집 구분짓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꼬리표를 붙여서 차별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같은 입주민 어린이들인데도 어느 어린이집을 다니는지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가 인근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한 입주민은 "주변 어린이집 원아들에 대한 놀이터 이용은 줄 곧 제한된 상태"라며 "최소한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다음 달까지는 긍정적인 결론을 내주길 바랄 뿐"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쪽에서는 소음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단지 내·외부 어린이집 아이들이 놀이터 한 곳으로 몰리면서 주변 동 주민들이 겪는 소음이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다. 입대의 관계자는 "해당 놀이터 주변에 아이들이 몰릴 때 발생하는 소음은 일상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무조건 아이들을 막으려는 이기적인 행태로 비치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외부 어린이집의 놀이터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주민들은 소음 문제뿐 아니라 놀이터 내 안전사고, 시설관리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지에 살지도 않는 아이에게 보험금을 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입주민은 "단지 시설물은 입주민들의 비용으로 관리되는데 외부인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과 비용을 모두 떠앉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입대의는 차선책으로 단지 내 어린이집 옥상에 전용 놀이터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시공사인 GS건설에 요구해 전용 놀이터를 짓기로 협약까지 맺었다. 전용 놀이터가 새로 생기면 아이들의 놀이터 이용이 분산, 관련 소음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 역시 어린이집에 가까운 동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이유로 시공을 반대하면서 추진이 여의치 않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어린이집 옥상에 전용놀이터를 설치하기로 협약을 맺었지만, 일부 주민들 반대로 구체적인 시공 일정을 잡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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