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군 보고서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재래식 포탄 생산량 목표치를 종전의 3배로 상향한데 이어 올 1월에는 이를 2배 더 증산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미군의 재래식 포탄 수요는 월 1만4400개 정도였다. 여기서 6배 증산이 이뤄지면 월 포탄 생산량은 9만개에 달한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재래식 무기 생산을 늘리는 배경에는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치하는 과정에서 유도 미사일 등 정밀 타격 무기보다 곡사포 등 재래식 포탄이 주로 사용되면서 미 국방부가 보유한 재고가 급감한 것이다.
미 육군의 더글러스 부시 보급담당 차관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포탄 비축량이 충분했다"며 "올 여름부터 증산을 본격화해 2024회계연도에는 포탄 비축량이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전쟁 상황 뿐 아니라 평화시에도 상당한 양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라며 "포탄 생산량을 늘려 또 다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동맹국에도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위협,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 등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또 다른 분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도 한 요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의 무기 제조 능력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말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에는 약 85개의 탄약 공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6개의 정부 소유 민간업체 탄약 공장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공화당 소속 로브 위트먼 하원의원(버지니아주)은 "우크라이나전이 미국의 무기 제조 역량 제고 필요성을 확실히 보여줬다"며 미국이 러시아와 우주개발 경쟁에 나선 계기가 된 '스푸트니크 모멘트'에 비유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1957년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면서 미국이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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