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2023 l 디깅러 흥미 유발할 드라마는?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3.01.23 11:30

시청자의 놀이터가 된 '더 글로리' 이을 화제작은?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들의 SNS 계정은 팬들의 놀이터다. 게시물이 올라올 때마다 팬들은 '더 글로리'의 대사를 활용해 댓글을 단다. 배우들 역시 이 놀이에 가세한다. 촬영장에 있는 임지연에게 "너 촬영나와있음 예솔인 누구랑 있냐?"고 댓글을 남긴 박성훈의 모습이나 차량 인증샷을 찍은 박성훈에게 "나 서울 도착 내일 오프인데 심심~ 나 태워서 가면 안 돼?"라고 댓글은 남긴 차주영의 모습은 마치 '더 글로리'가 현실 세계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이러한 모습은 2023년을 대표할 트렌드 중 하나인 '디깅 모멘텀'의 대표적인 예시다. 사전적으로 채굴, 발굴의 뜻을 가진 '디깅(Digging)'은 DJ가 자신의 공연 리스트를 채우기 위해 음악을 찾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에서 시작됐다. 이후 DJ가 아닌 일반 리스너들도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채우기 위해 음원 사이트, 사운드 클라우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탐구하는 행위로 확장됐다. 현재 쓰이는 디깅이란 단어는 음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어떠한 분야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상당히 집요하면서도 깊게 파고들면 모두 '디깅'이다.


팬들의 놀이터가 된 임지연의 SNS/사진=임지연 SNS


드라마는 디깅과 찰떡궁합이다. 각 캐릭터가 가진 서사, 대사, 연기에 집중할 수도 있고 극본을 쓴 작가, 촬영을 연출한 감독 등에게 깊게 몰입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미사폐인' '다모폐인' 등 '폐인'을 양산한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고 2010년대에는 '어남택'과 '어남류' 사이에서 고민한 수 많은 시청자들이 있었다. 각종 미디어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발달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에 깊게 빠져드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됐다.


단순한 '과몰입'과 '디깅'의 차이점이라면 디깅은 몰입의 대상이 드라마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드라마라 할지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부분에 따라 더 넓고 깊이 빠져든다는 뜻이다. '더 글로리'를 예로 들면 '학폭과 복수'라는 소재에 꽂혀 다른 작품을 찾아볼 수도 있고 출연진의 필모그래피를 쭉 훑어볼 수도 있다. 혹은 김은숙 작가가 그간 집필했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올해에도 많은 드라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을 빠져들게 할 기대작은 뭐가 있을까.


꼭두의 계절(상), 어쩌다 마주친, 그대(하)/사진=MBC, KBS


캐릭터의 서사에 빠져들기 쉬운 장르는 로맨스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시청자 역시 한순간에 캐릭터와 동화되기 때문이다. MBC는 오는 27일부터 김정현, 임수향 주연의 판타지 로맨스 '꼭두의 계절'을 방송한다. 또한 남궁민과 안은진의 사극로맨스 '연인'도 대기 중이다. 3월에는 장동윤, 설인아, 추영우 주연의 멜로 드라마 '오아시스'가 KBS에서 방송된다. JTBC는 대세 이준호와 임윤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로맨틱 코미디 '킹더랜드'를 촬영 중이다. tvN에는 SF 로맨틱 코미디 '별들에게 물어봐'가 있다. 넷플릭스의 '연애대전', '너의 시간 속으로', '이두나!' 역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강한 개성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장르물을 선호한다. SBS는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신작 '악귀'와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이 예정되어 있다. KBS는 시간 여행을 다룬 판타지물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스포츠 성장 드라마 '순정복서'의 방송을 앞두고 있다. JTBC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신성한 이혼', tvN은 이지아의 복수극 '판도라: 조작된 낙원', '구미호뎐'의 프리퀄 '구미호뎐 1938' 등을 준비 중이다.





도적:칼의 소리(상), 모범택시2(하)/사진=넷플릭스, SBS


시대극 역시 디깅에 좋은 장르다. KBS는 하반기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MBC는 우도환, 보나(김지연), 차학연 등이 출연하는 가상역사극 '조선 변호사'가 기다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도적:칼의 소리' '경성크리처' 등 일제강점기 전후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는 드라마도 있다. 시청자들은 이미 '디깅'할 준비가 완료됐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SBS는 '모범택시', '낭만닥터 김사부', '소방서 옆 경찰서' 등의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tvN 또한 올해 방영을 목표로 '경이로운 소문' '아스달 연대기'의 후속 시즌 제작에 나섰다. 넷플릭스 또한 '더 글로리'를 비롯해 'D.P.','스위트홈'의 새로운 이야기가 공개된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단순한 감상을 넘어 2차 창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이러한 디깅 열풍은 올해도 뜨거울 것"이라며 "제작 단계에서도 시청자를 끌어들일 다양한 소구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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