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른 박 회장의 책 '천원을 경영하라'는 자서전과 경영전략서의 중간 쯤이다. 박 회장은 인생에서 성실하고 집요하게 균일가 유통사업의 본질을 파고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유통업계 성공 신화로 입지전적인 인물이지만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어떻게 성공했는지 다루고 있다. 마침 지난해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난 박 회장이 직원들과 두 딸에게 남기는 '가이드 라인' 격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도 여전히 품질 경영과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박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무식에서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높은 품질, 가성비 높은 균일가를 선보이고자 노력하자"며 "매장과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자 회사의 사업 역량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한 경영전략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무턱대고 열심히 해서 성공해라는 얘기는 아니다. 박 회장은 책의 서문에서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성공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화려하게 주목받는 며칠이 아니"라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젊은이들과 또 너무 늦은 나이로 불안해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도 전한다. 설날 명절을 맞아 많이 소개되지 않은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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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
다이소는 사업초기부터 책정한 균일가 정책을 고수했다. 대다수 제품은 1000원이며, 최고가가 5000원을 넘지 않는다. 가격 단위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으로 6가지다. 박 회장은 "가격 인상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라면서도 "균일가의 기본 가격을 인상하거나 일반 할인점으로 노선을 바꾸는 것은 설립 철학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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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로 바꾼 성급한 판단, 지금이라도 바꿔야 할까?"━
박 회장은 "지금 생각해보니 (이름을)다이소로 덜컥 변경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며 "브랜드명이 이토록 오랜 기간 우리의 발목을 잡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익숙해진 이름을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다. 브랜드명을 바꿔야 할지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성장한 순수 토종기업이고, 투자자 배당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다이소 최대주주는 지분 50%를 보유한 국제 유통업체 아성에이치엠피(HMP)다. 대창산업은 3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지주회사인 아성이 아성에이치엠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박 회장과 두 딸이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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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실패의 기억, 인생의 좌우명이 됐다━
결과적으로 박 회장의 계획은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건설 시행사를 만들어 뛰어 들었지만 부동산 시장침체로 분양에 실패한 것이다. 박 회장은 "상가 건물은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 애를 먹이고 있다"며 "실패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한 눈 팔지 않고 우리만 할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좌우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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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고객이 두렵다"━
그는 제조 업체가 임의로 원료를 변경하는 것을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불량이 났을때 잘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불량을 만들지 않는 것이 품질관리"라며 "사후 관리보다 선행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책의 말미에 '나는 아직도 고객이 두렵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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