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추모하는 조형물이 선정성 논란 등 후폭풍에 휩싸였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킹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새로 만든 대형 청동 조형물 '포옹'(The Embrace)이 지난 13일 보스턴에서 공개됐다.
조형물의 높이는 6.71m에 달한다. 작가 행크 윌리스 토머스는 1964년 킹 목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알게 된 직후, 부인 코레타 킹 여사와 포옹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형물이 공개되자 각종 논란이 벌어졌다. 우선 포옹하는 부부의 손과 팔만 묘사하고 몸통과 머리 부분 등이 없는 점이 지적됐다.
게다가 일부 누리꾼은 특정 각도에서 보면 음란 행위를 연상시킨다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주장했다.
코레타 킹 여사의 조카인 세네카 스콧은 CNN에 "이 조형물은 우리 가족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라진 머리가 문제가 아니라 남근처럼 보이는 팔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동 '자위상'을 만들기 위해 1000만달러(약 124억원)를 낭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킹 목사의 장남은 긍정적이다. 그는 "부모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동상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고 만족한다"며 "부모님의 모습을 담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작가 토머스는 논란에 대해 "작품은 킹 목사 부부만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사랑의 힘'을 상징하고 있다"며 "작품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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