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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립·은둔 청년 61만명 추정━
시는 '고립청년'에 대해선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상황이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된 경우로 정의하고, '은둔청년'도 최소 6개월 이상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사례로 규정해 조사를 진행했다.
시 조사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되며, 이를 전체 인구에 적용하면 최대 12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전국 청년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 고립·은둔 청년은 약 6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로는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등이 이었다.
고립·은둔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기간은 '1년이상~3년미만(28.1%)',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11.5%)' 등의 순이었다.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이어진 청년 비율도 28.5%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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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형편·따돌림·취업 실패 경험 ━
고립·은둔 청년 중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4.7%에 달했다. 이는 일반 청년의 응답률인 31.4%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본인의 경제적 수준도 '매우 부족함(51.6%)', '약간 부족함(33.5%)'으로 응답해 일반 청년과 큰 차이가 났다.
신체적 건강 상태에 대해선 43.2%가 나쁘다고 응답해 일반청년(14.2%)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 관련 약물 복용 여부에 대해서는 18.5%가 복용한다고 답해 일반 청년(8.6%)보다 2배 이상 높았고,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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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 "고립·은둔 생활서 벗어나고 싶다" ━
그러면서도 이들은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고 싶어했다. 10명 중 5명(55.7%)이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43% 이상은 실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 본 것으로 확인됐다. 고립·은둔 청년에게 필요한 지원방안으로는 '경제적 지원(57.2%)'이 가장 높았고, '취미·운동 등의 활동(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42%)', '심리상담(36.8%)' 순으로 다양하게 밝혀졌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립·은둔 청년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등을 기획해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학 전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금까지 단순 상담에 의존해온 고립·은둔사업을 체계화된 사업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아울러 고립·은둔 청년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인 '마음 건강 비전센터(가칭)'를 운영한다.
김철희 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실태조사를 시행해 유의미한 결과값을 확보했다"며 "이제 그들이 실제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다시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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