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환 해수장관 "HMM 거의 정상화…체력 갖춰야 민영화"

머니투데이 대담=이상배 경제부장, 정리=김훈남 기자 | 2023.01.16 06:00

[머투 초대석]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적 해운선사 HMM에 대해 "경영여건은 거의 정상화됐다"면서도 민영화에 앞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체력과 체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HMM의 선복량(배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수송능력) 확충 등 경쟁력 확보를 전제로 자격과 의지가 있는 매수자를 찾겠다는 민영화 원칙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11일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올해 해수부 역점 추진 정책과 HMM 민영화 구상 등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조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전 부처의 수출부서화' 지시에 따라 'K-블루푸드', 즉 국산 수산물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음은 조승환 장관과의 일문일답.

-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HMM 민영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HMM의 경영정상화 수준을 어떻게 보는가.
▶영업실적과 부채, 신용등급 모든 재무제표를 보면 경영여건은 거의 정상화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해운시장이 너무 불확실성이 심하다.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호황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호황기 때 실적이 좋은 것은 경쟁력이 아니다.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얼마나 경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현재 경영여건이나 재무상 지표는 좋아졌지만, 사실 지난 3년 동안 호황기를 겪은 덕분이다. 해운운임은 불황기보단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주 10%씩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역량이 경쟁력이다. HMM은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고 해운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는 국적기업에 매각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HMM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비롯해 종합해운 물류업체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

올해는 HMM이 친환경 선박 전환 등 해운업계 이슈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해운업계가 언제까지 '치킨게임'을 안 한다는 보장이 없다. 현재 해운업계의 전체 선복량은 25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이고 앞으로 3년동안 신규 선박 도입으로 증가하는 선복량이 750만TEU에 달한다. 그런데 지금 HMM의 운송능력은 100만TEU 수준이다. HMM이 자체 생존할 수 있는 선복량 규모가 얼마인지 고민하면서 (민영화 단계로) 나가야 한다.

앞으로 관계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최적의 매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확정적인 매각 시기나 기한은 해수부 입장에선 없다. 실사도 매수자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을 때 결정할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출에 대해 수차례 강조를 했다. 해운분야 수출 대책을 설명해 달라.
▶해운은 우리 수출입물류의 99.7%를 담당하고 있고 2021년 기준 371억달러 수출을 했다. 지난해에는 시황이 좋았기 때문에 400억달러(약 50조원) 이상을 예상한다.

수출 지원 부서로서 총력전을 통해 해양수송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중소업체를 위한 해외 수출 거점과 공동물류센터 등을 확보하고 지난해 '요소수 사태' 같은 공급망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 선박이 긴급하게 들어가 수송해오는 비상 수송체계도 갖춰야 한다.

세계화가 진행돼 있는 해운 산업 입장에선 굳이 우리나라 국적 배에 화물을 실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운사-화주 간 상생협력 기반을 다지는 우수 선화주시스템, 협회 단위 장기운송계약 등을 통해 안정적인 물류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만의 자동화도 필수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을 지나오면서 항만의 적체를 방지하기 위한 자동화 필요성이 부각됐다. 한 단계 높은 디지털화와 AI(인공지능)를 통한 효율성을 높인 스마트 메가포트(초대형항만)를 우리 기술로 만들고 수출강국을 위한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전략물자는 우리 국적 배에 실어야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해운산업은 워낙 글로벌화돼 있어 '전적으로 우리 전략물자는 우리가 실어야겠다'는 생각은 맞지 않다고 본다. 물론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배를 모으는 작업부터 우리나라 금융, 해운사, 화주 등으로 단계적으로 국적선사의 비중이 확대돼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한다. 전략물자는 안보와 직결되고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국적선사가 실어가는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강제적인 조정보다는 장기적 계획 아래 우리가 금융 등 전체 구조를 짜는 것으로 시작해 안정적인 화물을 나를 수 있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해양모빌리티 관련 자율운항선박과 수소연료 선박을 개발한다고 하는데,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선박연료가 LNG(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으로 가고 있고 2050년엔 무탄소 배출로 가야 한다는 방향은 정해져 있다. 수도권에서 전기차를 탈 때 지방의 발전소 밀집지역은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느라 오히려 공기질이 안 좋아지는 것처럼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지역적 갈등이 나올 수도 있는 문제다.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다.

해양모빌리티 산업에서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은 국제 표준을 빨리 선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실증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신기술 실증을 위해선 규제가 없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무인선박을 운행한다고 하면 현재 규정상 의무승선인원 규제가 있다. 특별법이나 규제 샌드박스(신기술 도입 시 일시적으로 규제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통해 해소해줘야 한다.

또 자율운항 선박의 경우 대부분 화물 선박에 적용 중인데,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는 도서지역에 무인선박을 도입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있다. 실제로 노르웨이의 경우 연안도서에 자율운항 선박을 띄웠다. 정해진 항로와 접안 공식이 있고, 다른 배들이 여객선은 최우선으로 피하도록 돼 있어 가능할 수 있다.

-일본이 올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늦어지고 있는데, 올해 8월쯤이란 얘기도 있다. 일본 정부의 일정과 무관하게 우리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은 국가의 최우선 책무라는 입장이다. 해수부 입장에선 해양환경 관리와 수산물 등 두 가지 정책 요인이 있는데 우선 방사능 오염수 유입 여부에 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오염도 측정) 위치를 52개로 확대하면서 국민께 '국내 수산물은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는 믿음을 드려야 한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한 검사장비나 인력은 기존의 배 이상 확보했다. 일본 쪽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도 집중점검하겠다. 현재도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측정정보를 모아 공개하는 포털 구축도 계획 중이다.

동시에 (수산물 수요 위축에 영향을 받는) 어민을 보호하고 생활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산물 소비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비축 물량도 확대하고 필요 시 방출·수매를 통해 적정 수산물 가격이 유지되도록 하겠다.

-올해 말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의 성패가 결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경쟁 중인데, 어떻게 전망하나
▶알려진 것보다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좋다. 부산항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항구이자, 전시 항만이기도 하다. 과거 사람들이 물자를 짊어지고 실어나르는 항만에서 수많은 컨테이너가 오가는 대형 항만으로도 변화했다. 또 항만으로서 기능을 마무리하고 시민에게 돌아갔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는 곳이다. 이런 스토리를 흡수하고 싶어하는 나라들을 고려하면 충분한 유치 역량이 있고, 유치전에 대한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 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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