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 무료주차권, 100만원에 판다"…판치는 뒷거래에 골머리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23.01.11 13:32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모씨는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자택 인근에 있는 A백화점의 'VIP 주차권'을 구매했다. 아이 교육을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는데, 1년 동안 일일이 내야 하는 주차비보다 VIP 주차권을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주요 혜택 중 하나인 '무료 주차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마다 VIP 주차권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다. VIP 고객만을 위한 혜택인 만큼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막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

11일 당근마켓·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백화점 주차권'을 검색하면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 VIP 고객들에게 주는 '무료 주차권'을 판매하는 거래 글이 수십여 개 올라와 있다. 주차권 등급에 따라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100만원까지 금액대도 다양하다.

백화점 정책상 백화점 VIP 주차권은 타인 양도가 금지돼 있다. VIP 주차권은 명칭 그대로 백화점에서 1년 동안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소비한 VIP 고객만을 위한 혜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마다 VIP 주차권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판매자는 사용하지 않을 주차권을 팔아 수십만 원가량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구매자는 1년 주차권을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각 지역 요충지에 있어 백화점 주차권은 주차권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실제 이날 중고나라에 오전 9시30분쯤 100만원에 올라온 한 백화점 VIP 주차권이 게시 1분 만에 거래가 성사됐다.


국내 주요 백화점들도 이러한 행태를 인지하고 매년 VIP 회원들에게 주차권 거래 금지를 안내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높지 않다. 주차권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익명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신원 파악이 쉽지 않기도 하다.

백화점 업계는 VIP 주차권을 판매하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 글을 막아달라는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제 국내 중고거래 대표 사이트 중 하나인 '중고나라'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주차권 판매 글을 발견하면 '거래사 판매 중지요청'을 이유로 삭제 조치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의 혜택을 그 외 사람이 사용할 경우 실제 VIP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방안을 찾고 있다"며 "거래 적발 시 VIP 회원 자격을 박탈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이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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