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박리다매'로 반전 없다…"갤럭시, 접어라" 레벨업 특명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변휘 기자 | 2023.01.11 08:00

[MT리포트]위기의 삼성폰, 돌파구 찾아라(下)

편집자주 |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위기에 빠졌다. 수년째 '스마트폰 세계 1위'를 지키지만, 최근 프리미엄폰은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폰은 중국업체에 쫓기는 이른바 '넛 크래커(nut-cracker)' 신세가 됐다. 특히 삼성만의 기술 경쟁력, 브랜드 충성도가 빠르게 하락한다는 우려도 크다. 전문가들을 통해 삼성 스마트폰 위기론과 반전을 위한 해법을 진단해본다.



4000만대 더 팔아도 매출 '반토막'…갤럭시, 접어야 산다


④고가제품 많이 판 애플 매출 '쑥쑥'...삼성은 70%가 중저가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애플보다 많이 팔지만 실속이 없다."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량 글로벌 1위지만, 매출은 애플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위주인 애플과 달리 중저가 라인업에 치중된 삼성의 판매구조 때문이다. 애플보다 매년 4000만대 많은 판매량에도 삼성이 웃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은 선제적으로 개척한 폴더블폰을 대중화해 애플의 프리미엄폰 아성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나 아직은 갈길이 멀다.

◆애플 아이폰만 팔아도 54조...삼성은 태블릿·워치 포함해도 32조

9일 애플의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애플 회계연도 4분기) 애플은 아이폰으로만 426억달러(약 54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901억달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매출은 32조2100억원이다. 애플의 아이폰 매출보다 22조원 적다. MX사업부 매출에는 네트워크, 태블릿, 스마트워치 수익도 포함돼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애플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게다가 1년 중 애플의 수익이 가장 많은 4분기에는 애플과 삼성의 매출 차이는 3배까지 벌어진다. 2021년 4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716억달러(약 91조원)인 반면, 삼성전자 MX사업부 매출은 3분의 1 수준인 28조9500억원이다.

애플은 판매 제품 80% 이상이 고가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된 반면 삼성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70~80%가 갤럭시A·M 등 중저가 제품이다. 삼성이 애플보다 연간 4000만~5000만대 많은 스마트폰을 팔면서도 매출은 절반 수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기준 연간 2억7300만대, 애플은 2억37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400달러(도매가 기준·약 54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은 57%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점유율은 19%에 그쳤다.

◆"프리미엄 시장 잡자"...폴더블폰에 역량 집중하는 삼성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4. /사진=삼성전자
결국 삼성은 수익구조 개선과 프리미엄폰내 위상강화는 폴더블폰의 성패에 달려있다. 지난해 8월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폴더블폰 연간 판매량을 3년 내 3000만대까지 끌어올리고, 2025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 중 50%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울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가 개발 역량을 폴더블폰에 집중해 중국과 애플이 따라오지 못 할 정도로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것이 삼성폰의 프리미엄 경쟁력과 매출을 높이는 유일한 카드"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이 목표로 하는 '폴더블폰 대중화'는 아직 갈길이 멀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연간 판매량은 1200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아직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의 4%에 불과하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앞서 보급률부터 끌어올려야 할 처지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한 선결과제도 적지않다. 당장 업계 전문가들은 폴블폰의 장점을 극대화할 킬러서비스나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 바타입에 비해 부족한 배터리 성능이나 디스플레이 해상도, 취약한 내구성 개선도 숙제로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접히고 휴대성이 좋다는 점외에 이용자를 매혹시킬만한 장점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하드웨어적 한계를 단기간 내에 극복하기 어렵다면 개발툴을 오픈해서라도 폴더블용 킬러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갤럭시S 등 다른 프리미엄 라인업의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를 제고하는 방안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재폰' '손난로' 오명 벗어라...삼성폰, 이 악 물었다


⑤ 겉과 속 다 바꾸는 갤럭시

갤럭시Z폴드4/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폰도 최근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한때 '소프트웨어(SW)는 애플에 밀려도 하드웨어(HW)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 등으로 자존심을 구긴게 계기가 됐다. 더욱이 애플에 밀리고 중국폰에 치이는 '넛크래커' 위기의 타개를 위해 전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 디자인 개선 등으로 갤럭시폰의 겉과 속 모두를 확 바꾸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MX(모바일경험)사업부 내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셋으로,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처럼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한다. 신설 팀장은 최원준 신임 MX개발실장(부사장)이 맡는다. 그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서 무선 칩셋 개발업무를 담당했고, 2016년 삼성전자에 영입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시스템LSI 사업부 내에 AP개발팀을 두고, 여기서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개발해 왔다. 그럼에도 MX사업부에 새로운 AP 개발팀을 마련했다는 것은 갤럭시폰 전용 AP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과 갤럭시S 시리즈 등 프리미엄폰 라인업에는 AP로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주로 탑재해 왔다. 작년 8월 출시한 갤럭시 Z폴드4·Z플립4에도 전량 퀄컴의 AP를 채용했다. 이는 삼성 자체 AP 엑시노스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적절한 비율로 퀄컴과 엑시노스를 모두 활용했지만, 엑시노스 탑재 스마트폰의 발열 논란 등이 불거지고 소비자들도 꺼리면서 퀄컴 칩 의존도를 높이는 추세다. 제품 완성도를 위한 결정이지만, 자연스레 퀄컴 대상 가격 협상력이 약해졌고 스마트폰의 '원가'도 비싸졌다.

삼성은 스냅드래곤 못지않은 성능을 갖춘 갤럭시 전용 AP를 개발해 품질과 수익성 모두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AP는 오는 2025년 신제품 탑재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맞춤형 AP'를 만드는 노력도 병행한다. 새로운 갤럭시 AP의 성패를 장담할 수는 없는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차원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전용칩 개발을 위해 여러 파트너사와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8 2세대. /사진=퀄컴
내실 못지않게 중요한 겉모습 혁신도 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이너 출신인 이일환(허버트 리) 부사장(사진)을 MX사업부 디자인팀장으로 영입했다. 한국계 미국인 이 부사장은 아시아계 최초 벤츠 디자이너로 알려졌으며, 미국과 중국 벤츠 디자인팀에서 벤츠 E클래스 등의 디자인에 참여해 다수의 글로벌 디자인상을 받은 이력을 갖췄다.

이 부사장은 갤럭시 S·Z시리즈, 갤럭시 탭·워치 등 갤럭시 제품 디자인을 총괄하게 된다. 특히 출시 초기 일부에서 '벽돌폰'이란 조롱받기도 했던 갤럭시Z 폴드 시리즈 등의 디자인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8월쯤 출시될 갤럭시의 새로운 폴더블폰 디자인이 완전히 뒤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사장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차이나 CDO(최고디자인책임자) 등으로 일하며 얻은 20여년간의 디자인과 리더십 경험으로 삼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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