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어제 기자간담회 이후 질의가 많이 들어와서 상황을 알려드리고자 섰다"며 "어제 나 부위원장이 간담회서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의견으로 정책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전날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겠다"며 신혼부부에게 결혼자금을 대출해주고, 출산시 이자와 원금을 덜어주는 정책을 들여다보고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제도는 이자를 낮춰주는게 핵심이었는데 이보다 과감하게 출산과 연계해 원금을 일정부분 탕감해주는 제도를 고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어제 기자간담회 내용이 보도되면서 관계부처에서 질문이 쇄도했고 중요한 안건이라 생각해 그 내용을 대통령께 보고했다"며 "정부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고, (윤 대통령은) 적절하게 대응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정책 혼선을 하루 빨리 바로잡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이 정책을 실현하는데 연간 약 12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획재정부 등이 발칵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해왔다.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안 수석이 이례적으로 나 부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한 것은 '시그널'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저는 대통령실 내에서 정책라인을 맡고 있는 쪽이고 정치적인 것은 말씀드릴 게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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