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부진한 기술주, 연준 무시한 시장…긍정 신호?[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01.05 21:11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새해 첫 2거래일이 지나갔다. 미국 증시는 새해 첫날 하락했지만 둘째 날은 반등하며 시소를 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올해 증시는 오를까, 떨어질까 가늠하며 오락가락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새해 첫 2거래일을 보낸 미국 증시에 제기된 3가지 이슈를 정리했다.



①나스닥 빼고 산타 랠리 성공



첫째는 미국 증시가 간신히 산타 랠리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다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예외다.

산타 랠리란 크리스마스 이후 연말까지 5거래일과 신년 첫 2거래일 사이에 증시가 오르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에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이 대체 휴일로 휴장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27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6거래일간을 산타 랠리 기간으로 보면 S&P500지수는 0.2%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다우존스지수도 0.2% 강보합을 나타냈다. 하지만 나스닥지수는 0.4% 하락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산타 랠리 기간이 연말 5거래일과 신년 2거래일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지난해 12월23일부터 수익률을 계산했다.

이 경우 S&P500지수와 다우지수의 상승률은 0.8%와 0.7%로 커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스닥지수는 0.2% 약세다.

S&P50지수와 다우지수만이라도 산타 랠리를 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산타 랠리 마지막 날인 4일(현지시간)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됐음에도 증시가 상승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날 S&P500지수는 0.7%, 다우존스지수는 0.4% 올랐다. 나스닥지수도 0.7% 상승했다. S&P500지수 기준으로 이번은 7번째 연속 산타 랠리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지수는 산타 랠리 기간에 78%의 확률로 올랐고 평균 상승률은 1.3%였다.

산타 랠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연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새해를 낙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초 증시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이기도 한다.

연말, 연시에는 투자자들의 휴가가 많이 거래량이 줄기 때문에 작은 매수 움직임이 증폭돼 지수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산타 랠리는 새해 증시를 전망하는 지표로도 쓰인다. CFRA 리서치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산타 랠리에 성공한 해에는 과거 연평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었다.

올해는 인플레이션을 꺾으려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는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출발했다.

게다가 지난해 금리가 올라가면서 채권수익률이 높아져 주식은 더 안전한 채권과 수익률 경쟁도 벌여야 한다.

KKM 파이낸셜의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제프 킬버그는 WSJ에 지난해 변동성이 이어지며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난기류를 타겠지만 최악의 악재들이 대부분 시장에 반영된 만큼 올해 전체 증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②나스닥 앞선 다우, 다음은?


둘째는 지난해 다우지수가 극히 이례적으로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크게 앞섰는데 올해는 어떤 양상이 펼쳐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해 나스닥지수는 33.1% 하락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8.8% 떨어지는데 그쳤다.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거의 24%포인트 앞선 것이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나스닥지수의 1년 전체 수익률이 처음으로 계산 가능하게 된 1972년부터 2021년까지 50년간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20%포인트 이상 앞선 적은 지난해를 제외하곤 닷컴 버블이 붕괴된 2000년이 유일했다.

당시 나스닥지수는 39.1% 하락한 반면 다우지수는 6.2% 떨어지는데 그쳤다. 두 지수의 수익률 격차는 33.1%포인트에 달했다.


200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다우지수의 수익률이 나스닥지수를 15%포인트 앞지른 적도 1986년 단 한 번밖에 없었다. 당시 다우지수는 22.6% 급등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7.3% 오르는데 그쳤다.

다우지수의 수익률이 나스닥지수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적은 이 3번을 포함해 총 7번뿐이었다. 결국 지난해를 제외하고 2021년까지 50년간 다우지수의 수익률이 나스닥지수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적은 6번뿐이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어떤 유의미한 추세를 파악해 내기는 어렵다.

다만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15%포인트 이상 웃돌았던 이전 2번의 사례에서는 그 다음 해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던 2000년의 경우 이후 2년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이 2년간 다우지수는 나스닥지수보다 연평균 14.4%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15%포인트 이상 앞섰던 1986년의 경우 나스닥지수는 다음해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반면 다우지수의 수익률이 나스닥지수를 10~15%포인트 사이로 앞섰던 4번의 경우엔 다음해에 2번 나스닥지수가 다우지수의 수익률을 10%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앞서는 것 자체가 최근으로 올수록 더욱 희귀한 일이 됐기 때문에 이후 증시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 수익률을 5번 앞섰지만 2011년부터 2021년에는 단 한 번밖에 그러지 못했다.

다만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빅테크의 문제점이 지난해로 모두 종결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물론 나스닥지수가 2002년 31.5% 급락한 뒤 2003년에는 50% 급등하는 식으로 하락 뒤 급반등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긴 했지만 기술주가 과거처럼 다음번 증시 사이클을 지배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연방준비제도 회의실 /사진=연방준비제도


③매파 연준 무시하는 시장


셋째로 생각해볼 문제는 금융시장이 연준의 경고를 일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4일 공개된 지난달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통화정책은 핵심적으로 금융 여건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금용 여건의 부적절한 완화, 특히 대중의 오해에 의해 유발되는 금융 여건의 완화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는 FOMC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사록은 또 "많은 참석자들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FOMC의 결심이 약화됐거나 인플레이션이 이미 지속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폭 축소를 금융시장이 완화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금융시장의 강세로 인해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금융 여건이 풀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 의사록이 공개된 후 S&P500자수를 포함해 미국 증시는 상승폭을 줄였지만 막판에 다시 반등하며 강세로 마감했다.

더 주목할 점은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통상 연준이 긴축 메시지를 내보내면 국채수익률은 상승한다.

이날 연방기금 금리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운 4.403%에서 4.387%로 하락했다.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791%에서 3.709%로 내려갔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로 4거래일째 하락세다.

연준은 의사록을 통해 당분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고 올해 안에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니 시장이 메시지를 오해해서 랠리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무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시워스는 마켓워치에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분위기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의 관점은 여전히 가파른 인플레이션 하락과 뚜렷한 고용 증가세 둔화로 올 상반기에 상당히 급격하게 경제 여건이 바뀔 것이란 것"이라며 "연준이 올 상반기에 금리를 총 0.5%포인트 인상해 5% 부근까지 끌어올린 뒤 올해 말에는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결국 연준은 매파적 스탠스를 강조하지만 채권시장은 이미 올 연말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빠른 하락세를 계속한다면 시장의 이런 기대는 더욱 강화돼 갈 것이고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 부진이라는 걸림돌이 남아 있는 주식보다 채권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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