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잊지말자 중국의 내로남불

머니투데이 김명룡 바이오부장 | 2023.01.05 05:30
2020년 1월23일 중국 정부는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에 사실상 봉쇄조치를 단행했다. 갑작스러운 통제조치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에 다른 도시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초강력 봉쇄조치도 이 고약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한때 우한폐렴으로 불린 코로나19(COVID-19)는 결국 전세계 팬데믹(대유행)으로 발전했다. 당시 기자는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며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외교적 대응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똑똑히 목격했다.
2019년 12월 말 우한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자신들이란 것을 중국도 인정하는 듯했다. 하지만 초강력 폐쇄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자 같은 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의 근원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투였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이 공포스러운 전염병의 이름도 우한폐렴에서 코로나19로 바뀌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리적 위치와 동물, 개인, 집단을 지칭하지 않고 발음이 가능한 명칭을 찾으려 했다"고 발표했다. 우한폐렴에서 코로나19로 바뀌면서 중국 책임론도 자연스레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중국이 10년간 WHO에 10조원 이상 기부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WHO가 노골적으로 중국 편들기를 한 것이란 의심을 샀다.
어느 순간부터 중국은 코로나19 발원국에서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극복한 국가로 태세전환에 나선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중국과 밀접도가 높은 한국이었다. 2022년 2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정부가 한국인을 포함한 외부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당시 칭다오시가 지금까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적이 없고 한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이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칭다오시는 한국과 교류가 활발한 도시 중 하나다.
2020년 4월엔 사실상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하늘길을 닫았고 한 달에 1200번 넘는 운항횟수를 기록한 한국-중국 노선은 30여번으로 줄어들었다.
당시 중국 내 한국 교민들 사이에선 중국이 한국의 뒤통수를 때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팬데믹 초기 우리 정부는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조용히 입국제한 조치에 준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외국인 입국금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용히 이중삼중의 잠금장치를 채웠다.
코로나19 초기 각국이 방역을 위해 중국의 입국을 막자 중국 정부는 "입국금지가 공포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입국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되자 "방역을 위해 입국금지는 양해해줘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최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면서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국경을 재개방했다. 내부통제에 실패한 중국이 문을 열면서 전세계적으로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우리 정부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단기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중국인 입국제한에 중국 정부는 노골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국의 방역조치는 반드시 과학적이고 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일부터 이날 0시까지 누적 기준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PCR(유전자증폭) 검사자 수는 총 590명, 이중 확진자는 136명이다. 확진자 비율 약 22.7%. 지난해 11월 전체 입국자 수 대비 해외유입 확진자 수 비율 0.12%보다 200배 이상 높다. 우리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할 만한 수치로 평가된다. 오히려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법도 하다.
지금도 전세계는 코로나19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3년 동안 중국은 자신들이 필요할 땐 이기적인 조치를 단호히 취했다. 다음에 코로나19 상황이 변했을 때도 중국의 대응은 비슷할 것이다. 중국의 이기적인 행동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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