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물류·멤버십·버티컬 경쟁, 2막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정인지 기자 | 2023.01.06 06:00

[기획]e커머스 승자만 남는다①




e커머스 시장의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묻지마 투자'의 시대는 갔다. 적자를 감수하고 물류 인프라,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는 손을 들고 시장에서 이탈했고 일찌감치 전국 물류 인프라를 갖추며 시장을 장악한 쿠팡과 연합군을 형성하며 이에 맞서는 네이버 양강 구도 아래, 오프라인 경쟁력과 투자여력이 남은 롯데, 신세계그룹의 도전이 남았다.

◇전국 '쿠세권' 만든 쿠팡 VS 네이버의 연합군 VS 오프라인 강자 롯데·신세계의 물류 전쟁
e커머스 업계의 물류 경쟁을 촉발한 것은 쿠팡의 로켓배송이다. '오전 9시에 주문한 세제가 오후 2시에 배송 완료' '11시에 주문한 소고기가 다음날 새벽 6시에 집 앞에…' 온라인 배송의 개념을 아예 바꿔버린 일대 사건이었다. 로켓배송 출시 이후 쿠팡이 구축한 물류 인프라는 4000만 제곱피트(약370만㎡) 이상이다. 축구장 500개 크기와 맞먹는다. 지금도 전국 광역시권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구축중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풀필먼트부터 라스트마일까지 하나로 통합된 물류 네트워크를 설립하고자 지난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현재 시장 최대 규모의 풀필먼트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저가 경쟁에 몰입했던 e커머스 업계도 로켓배송에 기반한 쿠팡의 빠른 성장세에 자극 받아 자체 물류센터를 짓고 물류 계열사를 설립하는 등 빠른 배송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쿠팡 경쟁력을 따라잡긴 역부족인 것으로 판명났다. 박영태 동의대 상경대학 무역학과 교수는 "물류가 e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데, 센터 설립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다보니 업체들간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연스레 상위업체를 중심으로 물류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쿠팡에 맞서 CJ대한통운 등 기존 물류업계와 연합세력을 형상하고 있는 네이버와 G마켓글로벌을 인수하고 물류인프라에 조단위 투자를 공언한 신세계, 영국 기반의 글로벌 물류업체 오카도와 손잡은 롯데쇼핑 등의 게임이 된 것이다. 특히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온라인 영업시간 제한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새벽배송, 휴일 배송이 가능해지면 전국 오프라인 지점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한판승부를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성장 둔화된 e커머스 시장 뺏기지 않으려면...

e커머스의 경쟁은 단순히 저가로 판매량을 늘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객단가를 높이려는 시도를 한다. 패션, 뷰티 등 사치재 판매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게 그 한 예다. 생필품에서 중요한 게 가성비라면 사치재는 가심비에 무게가 실린다. 사치재는 기능보다 브랜드가 좌우한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자신에게 아낌없이 소비하는 MZ세대들은 높은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쿠팡의 경우 앱 내 프리미엄 브랜드 온라인숍인 'C.에비뉴'를 통해 패션, 럭셔리뷰티 제품을 팔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고객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2년 쿠팡 뷰티 어워즈'를 선정하고 할인 행사를 벌였다. 컬리는 지난해 2월 유아동복, 3월 가구, 4월 여행상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뒤 11월에는 화장품 버티컬 서비스 '뷰티컬리'를 론칭했다. 롯데온과 쓱닷컴은 각각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출시하고 '먼데이문'을 재단장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11월 백화점, 아울렛 등 각각의 윈도로 운영되던 패션 쇼핑 서비스를 통합해 '패션타운'을 열었다.

유료 멤버십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이른바 '가두리' 전략도 구사한다. 쿠팡의 유료회원은 2021년 말 900만명에 이어 지난해 10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도 지난해 6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800만명에 달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5월 그룹 e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의 통합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을 출시했다. 향후 스타벅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계열사까지 아우르는 그룹 통합 멤버십으로 확장한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소매 섹터는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업계 내부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무차별적인 투자나 경쟁보다는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면서 효과적인 경쟁 방안을 찾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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