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대출금리, 올해는 내린다"...기준금리 1~2번 인상 후 인하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 2023.01.02 15:2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올 상반기 기준금리를 한 두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이르면 하반기부터는 오히려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8%에 가까운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하반기부터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3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연 3.25%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5.1%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최대폭으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보다 3.1%포인트 높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동월 대비 5%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6월 6.0% △7월 6.3% 등 6%대를 기록한 이후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5월(5.4%) 이후 8개월째 5%대에 머물러 있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 2분기까지 한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한은 최종 기준금리 3.5%가 유력한 상황이나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1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고,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톤(어조)은 추가 금리인상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발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바로 올리진 않아도 4월, 5월에는 더 올릴 수 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한은이) 금리인상을 주저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조금은 생겼으나 여전히 물가안정 측면에서 해야할 일이 많은 상황"이라며 "한은이 1분기에 두 번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도표상으로 5%대 초반까지 금리를 올린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은이 1.5%포인트 이상의 금리차를 용인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권시장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1~2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전일대비 0.051%포인트 오른 3.773%를 기록했다. 국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25%포인트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은 한은이 최종 기준금리를 3.523% 안팎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현 수준(연 3.25%)에서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큰 폭의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고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3.25%에서 종결될 확률이 60%, 3.5%에서 마무리 될 확률이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최종금리가 3.5%일 확률을 60%, 3.25%일 확률을 40%로 봤던 것에 비해 금리동결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씨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7%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저효과로 올해 하반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3.5~3.75%에 달하는 기준금리가 과잉 긴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물가상승률이 하반기 3%대 초반으로 낮아지면 실질금리(명목 금리-물가상승률)가 플러스로 전환돼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연구원은 "이르면 3분기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 더 빠르게 안정될 여지가 있고 경기에 대한 우려로 회사채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어 (한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도 "빠르면 올해 11월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현재 명목중립금리가 물가상승과 높은 성장률 때문에 높아져 있는데 연말쯤에는 명목중립금리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명목중립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금리가 변하지 않아도 과잉 긴축이 될 수 있어, 이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시중은행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2년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10월 7.22%에서 7.85%로 0.6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74%로 전월(4.82%)보다 0.08%포인트 내렸다.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에도 대출금리 등 시중금리는 오히려 내리거나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기관들이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데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를 해 대출금리 또한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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