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면 애 안 낳아" 사실이었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3.01.02 10:45

집값 1% 뛰면 7년간 합계출산율 0.014명 ↓… 연구결과 발표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기저귀 등 육아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 사망자수는 30만 5100명으로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나타났다. 기록적인 저출산에 수십 년 후를 대비하지 않으면 국가 존립이 흔들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1.3.3/뉴스1

집값이 1% 오르면 다음해 합계출산율이 0.002명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집값이 1% 상승하면 그 영향이 최장 7년간 이어져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다.

국토연구원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2일 워킹페이퍼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과 출산율 하락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1992년 1월~2022년 9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시간가변모수 벡터자기회귀모형에 적용해 시점별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해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또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합계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지속기간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전년도 주택가격이 1% 상승할 경우 합계출산율은 0.002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합계출산율 하락이 최장 7년 동안 지속돼, 1%의 가격 상승에 향후 7년간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약 10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하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출산율 하락까지의 반응이 4~5개월 빨라져 약 5~6개월 이후부터 출산율이 하락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 발생 이후 1~2개월 이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라며 "자녀 출산 자체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출산 이후 발생하는 양육, 보육, 교육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 통계청 국민이전계정의 생애주기적자 구조(2020년 기준)에 따르면 생애기간 중 27세에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로 전환된다. 26세까지는 1명당 6억1583만원(개인 3억4921만원·정부 등 공공부문 2억 6662만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 2명을 출산하면 26세까지 약 12억3166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자녀의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주택 같은 자산가격과 출산 간의 경합관계는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주택가격이 지불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 수요자들이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산을 담당하는 가계가 자산축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이 주를 이루며 이들이 주로 전세, 월세와 같은 임대차 점유를 많이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임대차가격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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