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이탈리아는 밀라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항공편 승객 절반가량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범위를 밀라노에서 이탈리아 전체로 확대하고, 유럽 전체의 동참을 요구했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 전체가 나서지 않으면 (중국발 입국통제)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이 이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 보건당국은 유럽인의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을 앞세워 중국발 입국통제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CDC는 성명에서 "중국의 낮은 면역력과 최근 방역규제 완화를 고려하면 중국 내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감염이 예상되나 이것이 유럽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유럽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중국에 퍼진 코로나19 BF.7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EU와 유럽경제지역(EEA)에 존재한다며 변이 바이러스 유입 위협도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E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EU와 EEA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75.5%이고, 2차 접종 완료율은 73%이다.
다만 ECDC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중국의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중국 보건 당국자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등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비상조치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그간 고집했던 무관용 방역정책 '제로 코로나'를 최근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약 3년간 닫혔던 국경을 다시 열기 시작했다. 내달 8일부터는 해외 입국자의 의무격리 방침을 폐지하고,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을 정상화한다. 이는 중국의 최대 명절 연휴 중 하나인 춘제(중국 설, 1월 21~27일)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으로, 내달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 중국의 국경 재개방이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왔고, 일부 국가는 앞서 폐지했던 중국발 입국제한 카드를 다시 꺼냈다. 일본, 인도,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대만 등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고, 미국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도 30일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 전후 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 중국발 항공편의 공항 이용 및 추가 증편과 단기비자 발급 제한 등의 규제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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