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2.5% 고정금리인데…신협 "연4.5% 변동금리" 일방통보에 '발칵'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이용안 기자 | 2022.12.29 10:30
충북 청주의 한 신협이 고객에 발송한 대출금리 변경 공지문/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일부 신용협동조합이 대출 약관을 근거로 고객에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일방적으로 바꿔 통보했다 파장이 일자 없던 일로 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충북 청주의 한 신협 조합은 최근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고객 136명에 '대출금리 변경에 따른 안내문'을 발송했다.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조합이 안내문을 발송한 차주 대다수는 전세대출 차주였다.

해당 신협은 안내문을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기정상화 및 인플레이션 억제 등을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이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 증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각국의 긴축 등으로 글로벌 증시에 대한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대, 3년 만기 신용등급 AA- 회사채 금리는 5.58%,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8%대에 육박하는 등 금융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하게 당 조합은 조합원께서 고정금리로 사용하시는 대출금에 대해 금리를 변경하게 됐음을 알려드리오니 널리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실제 한 고객은 연 2.5% 고정금리로 받은 전세대출 금리 이자를 내년 1월부터 연 4.5%로 높여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조합은 여신거래기본약관을 근거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해당 약관에 따르면 고정금리 대출이라고 하더라도 '채무이행완료 전에 국가경제·금융사정의 급격한 변동 등으로 계약 당시에 예상할 수 없는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긴 때에는 은행이 채무자에 대한 개별통지에 의해 그 율을 인상·인하할 수 있다'고 돼있다.


차주들은 반발했다. 미래 금융사정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일방적으로 금리 인상을 통보받아서다. '국가경제·금융사정의 급격한 변동'이란 문구도 해당 조합의 자의적인 해석일 뿐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해당 신협의 과도한 '약관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가경제·금융사정의 급격한 변동이라 함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이 느낄만한 위기인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은 그 정도의 국가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약관이 적용돼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대출로 변동된 사례는 한 번 있었다. 과거 2014년 동양사태 당시 금융 시장이 출렁이자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해당 약관을 근거로 한 대출 금리 인상을 인정한 것이다.

신협 측은 논란이 일자 결국 이번 조치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해당 신협은 앞서 안내문을 받은 고객들에게 고정금리 대출로 유지된다는 내용으로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협중앙회는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체 조합에 지도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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