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금지기준 10m 바로 뒤…계속되는 은마 재건축추진위 시위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심재현 기자 | 2022.12.27 05:40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주민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 인근 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진석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주민들이 법원의 시위 금지 가처분 결정 이후 시위 경로와 현수막 문구를 일부 수정해 평일 아침 매일 시위를 이어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법원이 금지한 시위 장소를 10m가량 비켜나는 방식의 시위로 도로변을 장악하면서 차량 안전 위험 우려도 제기된다.

은마 재건축추진위 주민들은 26일 오전 서울 한남동 도로변 일대에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의 은마 재건축 단지 지하 통과를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 참여한 차량 10여대는 'GTX 은마관통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을 부착한 채 한남더힐 부근에서 출발해 한남오거리를 기점으로 유턴하면서 1시간 30분가량 시위를 이어갔다.

이 곳은 GTX-C 노선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현대건설)의 정의선 회장 자택 인근이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9일 현대건설 등의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여 정 회장 자택 반경 100m 이내 확성기 사용 금지와 250m 이내 비방 현수막 설치 금지를 결정하자 추진위는 나흘만인 13일부터 시위 금지 장소를 살짝 벗어나 정 회장 자택 반경 260m 이상 지점에서 시위를 재개했다. 추진위는 지난달 12일부터 정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이날 시위 차량은 조수석에 확성기를 싣고 2.6㎞ 구간을 오가며 "은마관통 결사반대", "GTX 우회하라" 등의 시위 구호를 반복적으로 틀었다. 추진위는 도로를 따라 '중대재해 사망사고1위 현대건설', '모두가 안전하게 하천우회'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 20여개도 내걸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주민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 인근 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진석 기자

한남동 주민들과 상인들은 재개된 은마 시위에 잇따라 불편을 호소했다. 한남동에 거주하는 이현수씨(37)는 "확성기 소음이 집 안에서도 들려 시끄럽고 불편하다"며 "시위를 해야 한다면 횟수라도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김모씨(52)도 "반복적으로 확성기 소리가 들리는 건 생각 이상으로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엄한 주민이 피해받고 있다는 걸 시위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호소에 대해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최대한 주민 피해 없이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은 최소화하면서도 우리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 차량이 2개 차로를 점거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턴 차량이 불편을 겪거나 운전자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남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19일 추진위가 유튜브에 올린 시위 영상에 "왜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치느냐"는 댓글을 남겼다.

추진위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에도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을 건물 내외부에 설치했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아파트에서 또 터진다'는 문구로 논란이 됐다가 2시간만에 철거된 아파트 외벽 현수막 대신 현재는 '왜 은마만 정중앙 관통?'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린 상태다.

추진위는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지하를 GTX가 통과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기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GTX-C 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 지하를 50m가량 관통한다. 지난 10월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최고 14층 28개동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합동점검반은 추진위와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실태에 대한 행정조사를 최근 마무리, 이르면 다음 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추진위가 공동주택 회계상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버스 대절과 시위 참가자 비용 지급 등에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조사해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외관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의 단지 지하 통과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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