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K TV' 큰일났다…출하량 꺾이고 반값 세일 '우울'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 2022.12.23 05:39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이 앞세우는 8K(7680×4320) TV는 안정적인 단계로 평가받는 연간 판매량 100만대 고지를 밟지 못한 채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발 친환경 에너지 규제로 내년 판매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내부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8K TV 출하량은 약 4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7.4% 줄어든 규모다. 이들 기관은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올해 소비자들의 예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높은 가격 및 (8K 지원) 방송 콘텐츠 부족을 고려한 다수의 업체가 8K TV를 출시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8K TV는 이론상 기존 4K UHD(3840×2160)와 비교해 4배 선명하다. 2017년 9월 일본 샤프가 처음으로 출시했다. 2018년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2019년 주요 업체들이 대부분 제품을 선보이면서 8K가 대화면에 이은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뒀던 2020년 4분기에는 출하량이 분기 최대치인 13만5800대를 기록하며 8K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8K TV 판매량이 내년에 다시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규제가 변수로 거론된다. 내년 3월부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4K TV에 적용하고 있는 EEI(에너지효율지수)가 8K TV, 마이크로LED TV에도 확대 전용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Neo(네오) QLED 8K를 포함한 시중의 모든 8K TV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시장은 북미, 일본과 함께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높은 3대 시장으로 꼽힌다.

예상과 달리 시장이 주춤하자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연말 시즌을 계기로 일부 모델을 절반 가까이 낮춘 가격에 판매 중이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초 TV 시장 전략으로 8K 대중화를 꺼내 들었다. 8K TV 매출 비중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내부 목표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내년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이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열린 글로벌 전략 회의 등에서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을 유지하되, 구체적인 방법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8K에 집중했던 마케팅 역량을 4K를 비롯한 다른 기술적 특성, 패널 성능 등에 분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참 성장해야 할 시기에 역신장을 한 것"이라며 "판매량이 당초 예상만큼 따라오지 못하면서 8K TV에 대한 시장 내 인식이 옅어졌다. 소비자에게 8K를 제대로 어필하기 어렵게 됐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K TV가 향후 업계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데는 대부분이 공감하지만, 대중화까지는 상당 시일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3.9% 줄어든 총 2억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예측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W(화이트)-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도 전년 대비 6.2% 감소한 629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역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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