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사진)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구청장이 정책을 추진하려면 구민, 구청 직원들의 뜻이 하나로 모아져 함께 움직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김 구청장의 설명이다. '소통행정'을 제1의 업무로 내세우고 있는 그의 탈권위 행보는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로 이어지고 있다.
김 구청장이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 초등 돌봄 등과 관련해 구민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투명하게 정보를 알리고 궁금한 점에 속 시원하게 하나하나 답해드리니 주민들이 반가워한다"며 "중구의 귀는 늘 열려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명동 일대 노점상이 크리스마스 전날인 지난 24일 전면 휴업을 한 것도 '소통'의 결과다. 중구는 명동에서 운영 중인 실명 노점상 362곳과 논의해 전체 휴업했다. 김 구청장은 "안전대책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노점상들과의 많은 대화로 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연말연시 인파밀집 지역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인적·물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구청장의 시선은 '공간'에 닿아있다. 중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작은 구다. 면적은 9.96㎢로, 서울시의 1.6%에 그치고 있다. 대규모 상권이 몰려있는 중심 업무 지구임에도 거주 인구수도 12만여 명으로 가장 적다. 이에 김 구청장은 "중구를 '직주락(일·생활·놀이)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사는 곳과 일하는 곳,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재개발·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구민의 70%가 모여 사는 '다산로 일대 개발'이 대표적이다. 다산로 곳곳에서 재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 간 의견을 모으지 못해서, 또는 규제에 가로막혀 좌절되는 일이 반복 돼왔다. 그는 "신당동, 약수동 등 다산로 일대는 서울지하철 2·3·5·6호선 등 4개 노선이 통과하는 초역세권이지만 주택의 65.1%는 30년 넘는 노후 건축물로 낙후돼 있다"며 "주민들과 다산로 고밀 복합개발 등 도시개발 현안을 활발하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문화자원 활성화'도 김 구청장의 핵심 구상 중 하나다. 중구는 숭례문, 덕수궁, 한양도성길, 국립극장, 충무아트센터, 을지로, 명동 등 거리 관광지는 물론 이순신 생가터, 류성룡 집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도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중구를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다운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구청장은 4년 뒤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일 잘한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구청장이라는 중구를 위해 일하는 자리"라면서 "앞으로도 구민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며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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