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블리자드 M&A 심사만 반년째…韓 공정위 고심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2.12.21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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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출입구의 모습. 2022.6.15/뉴스1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우려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미국 IT(정보·기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국내 게임 시장에 미칠 파급력 역시 적지 않아서다. 이미 미국·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당국은 MS가 게임 출시를 플랫폼별로 차별하는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2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MS의 블리자드 인수 관련 기업결합 심사를 위한 경제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기업결합 심사는 M&A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독과점 문제 등 경쟁제한성이 인정되면 시정 조치를 내리는 절차다. 여기서 경제분석은 기업결합과 관련된 시장을 지정한 이후 시장 효율성과 경쟁제한성,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피는 단계다.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로 유명한 MS는 지난 1월 블리자드를 미국 IT 역사상 최대 규모인 687억 달러(약 90조원)에 인수했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다수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가진 기업이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로 인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텐센트(중국), 소니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일본)의 뒤를 이어 3위 기업이 된다. 이미 MS는 엑스박스(X박스) 게임기 시리즈, 관련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 등을 인수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관건은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기 위해선 사업과 관련된 모든 국가의 경쟁당국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공정위의 심사 역시 필수적이다. 공정위는 지난 4월 관련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한 이후 반년 가까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분석이 진행되고 있고, 내년 이후에야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해당 기업결합이 게임기, 게임 구독 서비스, PC 게임 등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당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치솟을 경우 발생하는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후생 감소, 독점 계약을 통한 경쟁사 배제 등이 쟁점이다. 내년부터는 공정위가 글로벌 기업결합 전담을 위해 신설하는 '국제기업결합과'가 해당 건을 맡는다.


공정위 입장에서는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동향도 지켜볼 사안이다. 앞서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아직 미국과 EU, 일본 등 주요국들의 심사는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경계하고 있는 기업은 소니다. 앞서 소니는 MS가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한 인기 게임을 MS의 X박스 게임구독 플랫폼(게임패스) 등에만 제공할 경우 사업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을 해외 주요 경쟁당국에 전달했다.

이에 미국의 공정위 격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달 초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2000억 달러 이상 가치의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며 문제 제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관련 건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했고, 내년 3월 중 심사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는 지난 9월 해당 기업결합 건을 무효로 하는 1차 기각을 내렸고, 2차 조사 결과를 내년 1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CEO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스타크래프트 19주년 축하 이벤트 '아이 러브 스타크래프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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