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는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입법 사항이고 …"(윤석열 대통령)
일산에서 식자재 마트를 운영하는 구경주씨는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윤 대통령은 '확답을 들어야겠다'는 구씨에게 국회의 논의 상황을 설명한 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발언 기회를 넘겼다.
이 장관이 "야당을 설득해 법개정을 연내에 하겠다"고 밝히자 윤 대통령은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가 안 되더라도 (어려움이 없게 하라)"고 주문했다.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에 이 장관은 "(법안 통과가) 안 되더라도 어려움이 없게 하겠다"고 다시 발언했다. 구씨가 절박하게 느낀 문제에 대해 정부를 통해 일종의 '확답'을 받아낸 이같은 과정은 생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전달됐다.
━
156분간 생중계…尹대통령이 13명 국민패널에 직접 답변━
회의 서두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 국정성과 및 청사진'을 발표하고, △단단한 경제 세션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활기찬 지방 세션에선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담대한 개혁 세션에선 조동철 KDI 원장이 기조발언을 했다. 다만 국민패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부분 윤 대통령의 몫이었다.
윤 대통령은 "질문 주신 사회복지사님 정말 고생이 많으시다", "노모를 모시고 사시는 장년층께서 최근 건강보험 제도의 문제점에 관한 보도를 보고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겠다" 등 패널들의 우려와 질문에 공감을 표하면서 상세한 답변을 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국정 전반과 현안에 대해 다 꿰고 있다는 게 분명히 드러났고, 기본 관점도 잘 정돈돼 있단 느낌을 받았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솔직히 시인하고 국민들의 협조를 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눈길 끈 한동훈·이상민…주호영, 3대 개혁과제 작심발언도━
한 장관은 특히 "악성 성범죄자 출소 이후 우리나라는 형량이 너무 낮다"며 "이에 사회적 분노와 황당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의 제시카법과 같은 획기적인 제도를 우리나라 환경과 제도에 맞게 도입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울러 마약 문제와 관련해 "2015년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라며 "현재의 대마는 옛날 히피들이 하던 수준의 대마가 아니라 질적으로 굉장히 다른 물건이 되어 있다. 분명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전쟁하듯이 막으면 막을 수 있다. 어린 자녀들을 학교보낼 때 혹시 마약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야당에서 해임건의안이 단독 처리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지방균형 발전과 관련, 중앙정부가 기업 이전시 부여할 인센티브와 관련한 추가 설명을 지시했다.
이 장관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기업들이 스스로 찾아가도록 정부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도 발언권을 얻었다. 국회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을 겸하는 주 원내대표는 3대 개혁과제와 관련, 여소야대의 상황을 언급하며 국민여론의 협조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아무리 앞장서해도 다수당이 안 된다고 하니까 방법이 없다"며 "국민여론이 이 개혁을 하지 않는 정당에 대해서 압력을 가하고 선거를 통해서 심판하면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