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내 뇌에 칩 넣겠다는 머스크 "내가 실험체 되겠다"

머니투데이 한인재 기자, 김이진 PD | 2022.12.17 07:00

"내 머리 속에 지금 뉴럴링크 장치가 있다 해도 당신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내가 실험체 중 하나가 되겠다."
"6개월 안에 사람에게 뉴럴링크 장치를 심는 실험을 시작할 것."



#1 원숭이가 조이스틱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주황색 그림을 찾으면 보상으로 바나나스무디가 나온다. 모니터 화면 속 커서는 원숭이가 조종하는 조이스틱의 방향과 같은 쪽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조이스틱과 모니터를 연결하는 선은 뽑혀 있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

#2 원숭이가 퐁(탁구) 게임을 하고 있다. 공이 오면 양 옆에 있는 막대를 위아래로 움직여 공을 받아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하는 원숭이의 손에는 조이스틱도 마우스도 키보드도 없다. 이건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원숭이의 뇌 속에 백원짜리 동전만한 뉴럴링크 칩을 넣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칩은 뇌 속에 연결된 아주 가느다란 가닥들을 통해 생각을 데이터로 뽑아서 무선으로 보낸다. 그 데이터를 전송받은 기기는 원숭이가 생각한 대로 작동하게 된다. 이런 원리로, 조이스틱으로 하는 비디오 게임('퐁')이 텔레파시로 조종하는 비디오 게임('마인드퐁')이 된 것이다.

#1(왼쪽)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움직여 게임을 하는데 연결선이 빠져 있다. #2(오른쪽) 원숭이가 마인드퐁(Mind Pong) 게임을 하고 있다. /그래픽=김이진PD, 뉴럴링크 유튜브 캡처

머스크는 지난 11월 30일 열린 뉴럴링크 발표회에서 "내 머리 속에 지금 뉴럴링크 장치가 있다 해도 당신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라며, "내가 실험체 중 하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안에 사람에게 뉴럴링크 칩을 심는 실험을 시작할 것이라 본다며, 미국식품의약국에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근육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를 잘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그는 선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고, 척수를 다쳐 마비가 온 사람들이 몸을 움직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머스크는 장기적인 목표는 인간보다 훨씬 똑똑한 슈퍼 인공지능(AI)이 초래할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 입력 속도에서부터 손이나 음성을 쓰는 사람과 컴퓨터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데, 뉴럴링크 기술로 이 차이부터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로봇이 인간의 뇌를 닯은 모사체에 뉴럴링크 칩의 가닥들을 연결하는 시연도 선보였다. 이 시연을 소개한 뉴럴링크 공동창업자 서동진씨는 64개의 가닥을 목표 위치에 삽입하는데 15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13살 때 미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했는데, 내 생각을 외부에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했다"며 자신이 뉴럴링크 사업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얘기했다.

한편 이런 실험과 관련한 논란도 있다. '로이터'는 지난 5일 뉴럴링크가 제품 개발을 위해 2018년부터 동물 약 1500마리를 희생했다며, 미국 연방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동물 실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과도한 고통을 주는 실험은 규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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