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CNN·BBC 등에 따르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 있는 핵융합 연구시설 '국립점화시설(NIF)' 연구팀이 지난 5일 핵융합 점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핵융합 점화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핵융합 반응으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2.1메가줄(MJ)을 투입해 3.15MJ을 얻었다. 핵융합 점화 기술을 이용해 투입한 에너지 대비 150% 수준의 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EU) 등 3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핵융합 연구 개발 프로젝트인 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한국형 핵융합 연구시설인 한국형초전도핵융합장치(KSTAR) 등도 아직 전력 생산이 가능한 순 에너지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연구팀은 192개의 강력한 자외선 레이저빔을 작은 연료 캡슐에 집중적으로 쏘는 '관성 봉입 핵융합' 방식으로 초고온 환경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실험에 성공했다.
핵융합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방사성 폐기물이나 탄소, 온실가스 등을 배출하지 않는다. 화석연료 등 전통 에너지원을 대체할 미래 기술로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10년 내에 상용 핵융합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랜홈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상업 핵융합로를 10년 안에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핵융합 에너지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깨끗한 전력을 생산해 수송에 필요한 연료를 만들 뿐 아니라 중공업 시설을 가동하는 등 매우 많은 곳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킴 부딜 소장은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캡슐 1개를 점화하는 데 성공했는데 상업적으로 핵융합 에너지를 구현하려면 더 많은 점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추가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도 연쇄 점화가 가능하게 하려면 더 강력한 드라이버가 필요하고, 이를 마련하는 데 수십 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봤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교의 잔루카 사리 물리학과 교수도 "핵융합 기술을 통한 에너지원을 상용화하기까지는 사전에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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