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애플이 아니다"…테슬람 희망 꺾는 WSJ의 분석[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2.12.14 20:11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사랑하는 주식, 테슬라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테슬라는 이번주 들어 2일간 10% 급락했다. 테슬라 주주들에게 이 하락이 특히 뼈 아픈 이유는 이 2일간 증시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6.3% 급락한 12일에 S&P500지수는 1.4% 올랐다. 테슬라가 4.1% 하락한 13일에 S&P500지수는 0.7% 상승했다.

테슬라는 최근 급락으로 시가총액이 5300억달러로 쪼그라들어 미국 시총 5위 자리를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에 내주게 됐다.

테슬라의 13일 종가는 160.95달러. 이는 2020년 11월17일 147.20달러 이후 최저치다. 거의 2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테슬라는 이날 한 때 낙폭이 6.5%로 커지며 주가가 156.91달러까지 내려갔고 잠시 시총이 500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주가 하락의 2가지 원인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크게 2가지에서 비롯됐다.

첫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소셜 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것이다.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느라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침체장에서 주가에 부담을 더한 것, 트위터에 편향된 글을 쏟아내며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 트위터에 신경을 쓰느라 테슬라 사령탑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것 등이 모두 테슬라의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테슬라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난 10월27일 이후 28% 급락했다. 같은 기간에 S&P500지수는 5% 올랐다.

둘째는 중국을 중심으로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 테슬라가 수요 부진에 따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량 감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감산 규모는 20%가량으로 예상했다.

이후 로이터는 지난 9일 테슬라가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1일 사이에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Y의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델Y는 테슬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만료를 앞두고 전기차 판매가 과열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의 생산 감축이 아주 놀랄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생산량 조절이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테슬라의 전망이 생각했던 것만큼 밝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30 밑으로 떨어진 PER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5.54달러이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이제 29배로 내려왔다. 테슬라 역사상 최저 PER이다.

내년에 테슬라의 EPS기 올해보다 3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이익증가비율(PEG=PER/EPS 증가율)은 대략 0.8이다. PEG가 1 이하라는 것은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WSJ는 12일 보도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싸다는 평가를 받기는 처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WSJ는 12일 기준으로 167.82달러였던 테슬라 주가가 싸지 않다고 분석했다.

PEG에서 중요한 것은 EPS 증가율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가이다. 문제는 테슬라의 경우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현재와 같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EPS 증가율도 둔화된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은 26.6%로 포드의 11.2%에 비해 2배가 넘는다.



테슬라는 애플이 아니다


WSJ는 테슬라도 자동차 생산량이 더 늘어나면 현재와 같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사례를 들었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았을 때 투자자들은 수년간 애플에 낮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했다. 애플의 순이익 증가율이 조만간 다른 기기 제조업체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음악 등 각종 구독 서비스와 고마진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면서 아이폰 생태계를 구축했고 이는 애플의 순이익 증가율을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켜 줬다.

테슬라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애플처럼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판매에 따른 이익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다시 말해 주행보조 소프트웨어를 통해 매월 구독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이미 최고급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1만5000달러에 팔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테슬라가 애플의 시총을 넘어설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WSJ는 머스크가 스마트폰과 자동차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스마트폰과 달리 브랜드와 여러 차종에 대한 개인적 경험의 결과라는 것이다.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브랜드와 스타일에서 소프트웨어와 앱으로 바뀌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자동차 역사와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 늘면 수익성 떨어지는 딜레마


결과적으로 테슬라가 발표한 대로 앞으로 수년간 전기차 인도량을 매년 50%씩 늘린다면 매출액은 급증하겠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테슬라가 이익률이 높은 이유는 애플의 아이폰 생태계 같은 테슬라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 아니라 적은 가짓수의 자동차 모델을 대량으로 생산해 높은 가격으로 팔았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자동차, 특히 전기차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자동차 공급 부족이 계속될 수는 없으며 전기차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며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면 테슬라의 현재 수익성을 떠받치고 있는 생산과 운영의 단순성은 훼손될 것이란 지적이다.

테슬라 팬들이 희망을 걸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도 WSJ는 테슬라가 선두주자가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인텔에서 분사한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모빌아이도 테슬라 못지 않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WSJ는 테슬라 주가가 올들어 54% 폭락했음에도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기술적 분석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지난 11월22일 기록한 올들어 장 중 최저치인 166달러 밑으로 떨어진 만큼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66달러가 테슬라 주가에 중요한 지지선이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22V 리서치의 이사인 존 로크는 기술적 분석상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100달러까지 내려가면 주가 차트에서 머리-어깨 모양이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머리-어깨 모양, 즉 헤드 & 숄더 패턴은 주가가 사람의 머리와 어깨 모습처럼 올라갔다 떨어지는 모습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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